관세폭탄에 농기계3사 기술로 대응
수출 비중 50% 이상 미국서 트랙터 부품관세 … 인공지능·자율주행 등 기술확보 나서
미국발 관세 폭탄에 한국 농기계산업이 휘청이고 있다. 수출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이 트랙터에 들어가는 철강·알루미늄에도 함유량에 따라 최대 50%까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농기계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2일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대동·TYM·LS엠트론 등 국내 농기계회사 ‘빅3’는 미국 관세에 대응하는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특히 트랙터 수출에 비상이 걸리면서 내년도 사업계획의 대대적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산 트랙터 미국 수출은 86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미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미국 상무부는 8월19일 50% 관세를 부과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제품 407개 품목에 트랙터를 포함시켰다.
트랙터 부품 중 철강 알루미늄 비중이 약 70%이기 때문에 한대당 약 2만달러에 수출되는 트랙터에 8000달러의 관세가 붙을 수 있다. 미국내에서 트랙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동은 3분기부터 관세에 따른 직접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 대동의 전체 매출에서 북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5.4%였다. 이중 특히 미국에서 발생한 매출이 50% 이상을 차지했다.
대동은 미국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모델 판매가격을 연초 대비 약 10% 인상했다.
TYM의 북미 매출은 62.6%로 이중 대부분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다.
미국 관세폭탄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농기계업체들은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대동의 로봇 자회사 대동로보틱스도 8개 인공지능 기업과 협의체를 꾸렸다. 내년말에는 북미 시장에서 자율 주행 트랙터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LS엠트론도 올해 5월 농촌진흥청과 ‘스마트 농업 협력 협의체’를 꾸리고 자율 작업 농기계 개발에 착수했다.
TYM은 자회사를 비롯해 인공지능·농업 데이터 기업, 작업기 제조사 등 10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이들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트랙터와 작업기의 자율 주행·자율 작업 기능을 완성할 방침이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