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셧다운 파급 영향…9월 FOMC 회의록 주목
업무정지 기간 단기에 그치면 실물 경제·금융시장 충격 제한적
장기화 시 해고·경제지표 공백…시장 혼란·성장 저해 불가피
3일부터 시작하는 개천절과 추석 연휴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파급 영향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주목할 전망이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셧다운 기간은 평균 8일로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다만 셧다운 사태가 2주 이상 장기화하거나 연방정부가 영구적으로 대규모 공무원 감원에 나설 경우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수 있다. 경제지표 공백으로 인한 시장 혼란과 경제성장 저해가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 구조조정 의지, 주요 경제지표 발표 지연,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파급 영향이 과거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어 셧다운 지속 기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셧다운 지속 기간 중요 =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는 전일(현지시간) 셧다운 상태에 돌입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핵심 쟁점인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에 대한 합의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이번 셧다운은 2018년 말 이후 약 7년 만이다.
연방정부의 필수 업무를 제외한 기능이 중단되고 수십만명의 비필수 인력은 임시휴직 상태로 전환했다. 새 예산안이 발효될 때까지 필수 서비스 외 모든 정부의 재량적 기능이 중단되며 고용보고서, 소비자물가지수(CPI),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도 연기된다. 연방정부의 필수 인력은 무급상태에서 근무를 지속하게 되며 전체 연방 직원의 약 40%에 해당하는 약 90만명이 무급휴직 처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면 셧다운 시 행정부의 운영 재량권 보유로 대규모 해고 지침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영구 해고 추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의회예산국(CBO)은 “7년 전 셧다운에서 80만명의 공무원이 일시 해고됐고 경제 피해는 110억달러 규모였다”며 “이번에는 75만명의 공무원이 일시 해고되어 일일 4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비필수 공무원의 경우 영구 해고 가능성이 있어 이전 사례보다 경제 피해가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셧다운 기간 동안 64만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을 하게 되어 실업률이 4.7%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천명의 공무원을 영구 해고하겠다는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셧다운이 종료된 후에도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성장 피해도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태는 노동시장 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발생했기 때문에 지속기간이 중요하다”며 “장기화시 경제성장 저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들이 무급 휴직에 돌입하면서 급여를 받지 못한 수십만명이 상품·서비스를 줄일 것이며, 인허가 및 대정부 협력 사업 지연 등으로 민간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셧다운이 1주일 지속될 때마다 4분기 GDP 성장률은 0.15~0.20%p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셧다운 사태로 주요 경기 지표 발표가 지연되는 점도 시장 불확실성 확대 요인이다. 비농업고용지표(3일), 소비자물가지수CPI(15일),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판매(16일) 등 주요 경기 및 물가 지표 발표가 지연됨에 따라 FOMC를 앞둔 연준의 정책 결정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으며 관련 신뢰도 역시 저하될 우려가 있다. 오는 29일(현지시간) FOMC를 앞둔 연준의 정책 결정에도 다양한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주요 데이터 입수 부재로 연준의 신중한 스탠스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는 “부채한도 상향조정으로 셧다운이 국가신용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특수한 접근법, 전면적 셧다운이란 점에서 유의가 필요하며 장기화 시 노동시장 냉각 흐름과 맞물려 4분기 경기 하방 압력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 내부 통화정책 방향성 가늠 = 다음 주 9일에는 연준의 9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의사록을 통해 연준 내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점도표에서는 연내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이 이어졌으나, 위원들 간 이견이 컸고 최근 연준위원들의 발언도 엇갈리고 있어 회의 내용을 통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체로 노동시장 하방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공통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각은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는 어려울 수 있다.
◆황금연휴 하루 앞둔 코스피, 3500선 돌파 = 2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황금연휴를 하루 앞두고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69.65포인트(2.02%) 오른 3525.48로 출발해 2%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35포인트(1.11%) 상승한 854.76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1.2원 내린 1402.0원에 개장한 후 1402.4원에서 등락 중이다.
한편 10월에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가 줄줄이 휴장에 들어간다. 한국은 개천절을 포함한 추석 연휴가 길고, 중국은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가 있다. 중국은 1일부터 8일까지 총 6일간 국경절을 맞아 휴장한다. 13일에는 일본, 캐나다 증시가 동시에 문을 닫는다. 일본은 이날 ‘체육의 날’, 캐나다는 추수감사절이다. 같은 날 콜럼버스의 날을 맞은 미국은 결제시장만 쉬고, 주식 매매는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은 주식 매매 후 자금 활용에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