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3 지방선거 “새정부 기대감” vs “현역 프리미엄”

2025-10-02 13:00:01 게재

여야, 선거체제 돌입 … 출마선언 이어져

“밀리면 끝장” … 서울·충청·부산이 승부처

제9회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 광역단체장 출마 선언이 나오는 등 선거 분위기가 뜨겁다. 정치권에선 대선 바로 다음해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작동해 여당에 유리하다고 전망한다. 실제 대선 이후 1년 내 치러진 역대 지방선거는 여당이 이겼다. 2018년 지방선거는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4곳, 2022년엔 여당인 국민의힘이 12곳에서 각각 승리했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정부와 여당 지지율이 출렁거리고 있고 조기 대선에서 나타난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당장 조기 대선 결과만 보더라도 민주당은 서울에서 5%의 근소한 차이로 이겼고 보수텃밭인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울산·경남·강원에서 모두 패했다. 민주당과 정권 핵심의 강경한 태도가 유권자에게 ‘오만함’으로 비춰지면 대통령 탄핵으로 권력을 잡은 문재인정부의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과 부산이 내년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은 여권이 반드시 탈환해야 할 곳으로, 부산은 야권이 꼭 지켜내야 할 곳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이 석권하고 있는 충청권도 변동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를 미리 조망해 본다.

◆수도권, 최대 승부처는 서울 =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양보할 수 없는 승부처다. 정권을 내준 야당 입장에선 서울을 뺏기면 마지막 교두보까지 잃는 셈이 되고 여당은 정권 1년차 선거에서 서울을 되찾아오지 못할 경우 수도권 민심이라는 큰 동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오세훈 현 시장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나경원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지만 당내에선 오 시장의 본선 경쟁력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세훈·안철수·이준석 연대론’도 오 시장이나 야당 입장에선 호재다. 보수표가 갈릴 가능성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후보군이 난립한 모습이다. 박주민 의원이 출마를 예고한 가운데 박홍근·서영교·전현희 의원 등이 거론된다. 불출마 입장을 밝힌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비서실장 차출설도 나온다. 여기에 조 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 정청래 당대표까지 이름이 오르내린다.

비상계엄 때문에 치러진 선거였지만 자산 증식 등 이른바 ‘서울의 보수화’ 경향 등으로 내년 선거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간 서울시장 선거에선 기성 정치권과 거리가 있는 인물이 선택받아 왔다”며 “현재 거론되는 주자군 외에 행정 경험, 경제 위기 등을 이유로 정원오 성동구청장,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 같은 이름이 후보군에 거론되는 배경”이라고 말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민주당에선 김동연 지사가 재선 도전 채비를 하고 있지만 최고위원부터 원외 인사까지 다수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김병주·한준호 최고위원, 김용민 염태영 강득구 박 정 의원 등도 출마설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선 김은혜 의원과 유승민·원유철 전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등이 거론되지만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인사는 없다. 그러다보니 ‘추·나 대전’ 영향으로 나경원 의원 등판설도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진보당은 최근 홍성규 대변인을 후보로 확정했다.

인천은 민선 3·4기 안상수 전 시장 이후 연이어 재선에 성공한 시장이 없었다. 그런 만큼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쪽 후보군이 넓다. 김교흥·박찬대·유동수·정일영·허종식 등 재선 이상 현역 의원과 박남춘 전 시장, 고남석 시당위원장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유정복 시장이 수성을 노린다. 유 시장과 당내 후보 경쟁을 할 인물로는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 정도가 거론된다.

◆부·울·경, 3곳 모두 격전지 = 부산·울산·경남은 내년 지방선거 최대 격진지로 꼽힌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보수세가 뚜렷했으나 탄핵과 이재명정부 출범에 이어 해수부 이전 변수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지지층 결집을, 더불어민주당은 싹쓸이 판을 뒤집겠다는 각오다.

부산은 국민의힘에서 현역인 박형준 부산시장이 3선에 도전한다. 박 시장뿐 아니라 다수의 전·현직 의원도 몸을 푸는 모습이다. 6선의 조경태 의원과 4선의 김도읍·이헌승 의원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서병수 전 시장의 출마 가능성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어게인 2018년’을 기대한다. 해수부 이전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전재수 장관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박재호·최인호 전 의원과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이재성 부산시당 위원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울산에서는 김두겸 현 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민주당에선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송철호 전 시장을 필두로 이선호 대통령비서실 자치발전비서관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전 시장은 물론 박성민·서범수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른다. 진보당은 김종훈 동구청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경남은 국민의힘에서 박완수 지사가 재선에 도전한다. 경남 지사를 지낸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과의 맞대결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국민의힘에서는 조해진 전 의원, 민주당에서는 4선의 민홍철 의원도 후보로 거론된다.

◆충청권, 여 ‘설욕’ 야 ‘수성’ =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4명 모두 국민의힘 소속 초선 광역단체장이다.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들 모두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대전·세종·충남은 국민의힘에서 이들을 위협할 이렇다 할 인사가 보이지 않지만 충북은 조길형 충주시장 등이 출마의지를 다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치열한 당내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6월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이들 4개 시·도에서 모두 승리한 만큼 4년 전 패배의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대전은 허태정 전 시장과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이 경선 참여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범계·박정현·장종태·조승래 의원 등과 김제선 중구청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세종시장 후보로는 조상호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의 재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고준일 전 시의회 의장과 김수현 더민주세종혁신회의 상임대표도 채비하고 있다. 이춘희 전 시장의 출마여부도 관심사다.

충남지사 후보는 양승조 전 충남지사와 박정현 부여군수가 사실상 경선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출마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진석·박수현·복기왕 등 지역 현역의원들도 출마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충북지사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패배했던 노영민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재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송기섭 진천군수가 일찌감치 출마를 결심했고 신용한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도 경선 참여가 유력하다.

◆여야 텃밭 TK·호남 =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시장 선거는 조기 과열된 상황이다. 지방언론사 여론조사가 한주에 한번 꼴로 진행되면서 시민들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민주당은 초선인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민형배 정준호 의원과 문인 북구청장, 이병훈 전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조국혁신당에선 서왕진 국회의원, 정의당에선 강은미 전 국회의원, 진보당은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 출마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선 아직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본선의 관심거리는 지난해 전남 담양에서 승리한 조국혁신당 선전 여부다.

전남은 김영록 현 지사의 3선 여부가 관심사다. 민주당에선 최근 출마를 선언한 주철현 국회의원과 신정훈·이개호 의원이 출마 입장을 굳힌 상태다. 서삼석 의원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북지사 선거는 민주당 소속 단체장·국회의원의 경쟁으로 점화되는 양상이다. 김관영 현 지사가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3선 국회의원인 안호영(완주진안무주)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재선의 이원택(군산김제부안) 의원의 출마가 점쳐진다. 여기에 3선 연임제한에 다다른 정헌율 익산시장이 도지사 출마를 공식화 하고 준비 중이다.

대구시장 자리는 현재 비어 있다. 행정부시장이 시장 권한을 대행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6.3조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지난 4월 11일 사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석인 시장 자리를 노리는 국민의힘 출마자들이 우후죽순 거론되고 있다. 주호영 추경호 윤재옥 유영하 김상훈 등 대부분 전현직 국회의원이다. 3선 연임제한 대상인 배광식 북구청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 우동기 전 지방시대위원장,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만규 시의회 의장 출마 가능성도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강민구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차출론도 나온다.

경북에선 이철우 현 경북지사가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암투병 등에 따른 건강리스크가 국민의힘 공천과정에 변수가 될 수 있으나 3선 도전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김석기 이만희 송언석 김정재 임이자 등 현역 의원과 최경환 김재원 전 의원,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주수 의성군수 도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에서는 3선 의원 출신의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유력한 주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임미애 국회의원, 이영수 대통령실 농림축산비서관(전 경북도당 위원장), 오중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강원·제주, 민주당 후보 경쟁 치열 = 강원지사 선거전도 벌써 뜨겁다. 수성을 노리는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지사에 맞설 민주당 후보군이 넓다. 우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차출설이 나온다. 육군 중장 출신의 김도균 도당위원장과 송기헌·허 영 의원, 이광재 전 지사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아직 김 지사의 경쟁자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김완섭 전 환경부 장관 정도가 거론된다.

반면 제주는 수성하는 민주당쪽 후보 경쟁이 더 치열하다. 문대림·김한규·위성곤 의원과 송재호 전 의원이 오영훈 현 지사의 경쟁자다. 제주 출신 부승찬 의원과 현근택 경기 수원시 제2부시장까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후보군은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장성철 전 도당위원장 정도다. 고기철 현 도당위원장과 김승욱 전 도당위원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실제 출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곽태영 이제형 윤여운 최세호 곽재우 이명환 방국진 김신일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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