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업 대부 영원히 잠들다

2025-10-10 13:00:01 게재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영결식 진행 … 소재독립이뤄

사업보국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소재 독립’을 실현한 비철금속 업계 거목인 고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영결식과 발인이 10일 엄수됐다.

영결식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고려아연 본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유중근 경원문화재단 이사장 등 유가족과 이제중 부회장(장례위원장) 등 고려아연 임직원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영결식이 10일 고려아연 본사에서 유가족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사진 고려아연 제공

최 명예회장은 1974년 고려아연 창립멤버로 고려아연이 세계 최고 종합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자원빈국이던 대한민국이 아연 등 기초금속에서부터 금과 은 등 귀금속과 안티모니와 인듐 등 전략광물까지 주요 산업 필수 금속들을 생산하는 ‘소재 독립’ 국가로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런 성과는 최 명예회장 특유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항상 사업으로 국가 공동체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사업보국 정신과 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하지 말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정도경영, 몇 명의 스타플레이어보다는 전 임직원의 조직력, 끊임없는 성장과 혁신을 강조했다.

최 명예회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나는 혁신이나 개혁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건 이미 늦은 것이죠. 매일매일 바꾸면 개혁이 필요 없습니다. 나는 구조조정을 해본 적이 없어요. 매일매일 조금씩 발전해나가면 한꺼번에 큰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라며 ‘매일매일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피력했다.

더불어 최 명예회장은 “누구 하나 큰 영웅이나 대단한 사람이 이룬 것이 아니라 전 직원 모두가 이뤄낸 성과라는 말입니다. 나는 개인보다는 조직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타플레이어도 좋지만 탄탄한 조직력이 우선이지요”라며 고려아연이 세계 최고의 종합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성장한 데에 전 임직원의 노력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결식에서 이제중 장례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고려아연은 명예회장님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한국경제 도약 선두주자로 인류사회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며 “변화와 혁신의 시대를 맞아 명예회장님 선구안과 탁월한 경륜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에 든든한 조언자를 잃게 됨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애통했다. 최 명예회장은 영결식 후 장지인 남양주 모란공원으로 이동해 영면했다.

정석용·이재호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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