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위축, 저가 중국산, 미국발 관세조치로 철강업 위기
철강사 가동률 80% 이하로 떨어져
매출·수익성 악화, 협력업체 충격
철강산업은 건설경기 침체의 장기화 등으로 내수 위축이 심화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과 세계적 수요 둔화, 공급 과잉 심화가 겹치며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중국의 과잉생산에 따른 저가 물량 유입으로 2019년 이후 5년간 국내 수입 물량이 약 50% 증가했다. 그 결과 국내 수요의 마지막 방어선으로 여겨지던 연 5000만톤 명목소비량이 무너지고 수요 수준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5710만톤 대비 약 20%가 감소한 셈이다.
2024년에는 생산량 감소로 인해 포스코 포항제철소 1제강·1선재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제철도 제강·압연 공정을 운영하던 포항 2공장 폐쇄를 추진했다.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는 올해 3월 12일을 기점으로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제품에 대한 25% 관세 시행을 시작으로 보호무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우리 철강의 대미수출은 올해 6월 이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유럽연합도 관세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이러한 대·내외적 요인으로 2024년 철강재 내수는 4770만톤으로 코로나19 시기의 4920만톤을 하회했다. 생산량도 10년 내 최저 수준인 6650만톤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의 가동률은 80% 이하로 떨어지고 비용은 상승하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크게 악화됐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1~2024년 동안 매출은 연평균 0.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연평균 29.1% 급감했다. 이러한 위기에서 기업들은 노후설비 폐쇄, 감산, 인력조정 등 비상조치를 시행 중이다.
지난 8월 철강산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포항시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다. 포항에서는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포스코 협력업체들까지 경영난을 겪어 지역경제 전반으로 충격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