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실적에 좌우될 이번주 뉴욕증시
셧다운에 각종 데이터 공백
은행 순이익 8% 급증 전망
데이터 공백이 시장을 덮쳤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핵심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은 다음 주 대형 은행들의 분기 실적을 통해 미국 경제의 실체를 가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로이터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 발언으로 긴장이 고조되며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고, 대형기술주 중심 나스닥은 3.5%이상 폭락을 보였다. 한 주 전체로도 부진했다. S&P500 지수는 3년째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마뉼라이프 존행콕의 매튜 미스킨 공동 최고투자전략가는 “조정이 나올 만한 구간이었다”면서 “결국 관건은 경제와 기업 이익이다. 실적 시즌이 코앞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는 현재 5년 내 최고 밸류에이션을 기록 중이고, 기술주와 AI 열풍이 과열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만큼 3분기 실적이 강하게 나와줘야 상승세를 지탱할 수 있다. 금요일 급락에도 S&P500은 연초 대비 11% 이상 올랐고, 사상 최고치를 3%p 앞에 두고 있다. 내틱시스의 개릿 멜슨 투자전략가는 “시장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이익 전망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말했다.
주식의 기록적 상승는 금·은·비트코인 등 대체자산 강세와 궤를 같이했다. 실질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 ETF 자금 유입이 위험자산과 실물자산을 동시에 끌어올린 결과다. IMF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 등 주요 인사들은 최근 시장에 신중한 목소리를 냈다.
실적 시즌 포문을 여는 JP모건은 화요일 발표한다. 같은 날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시티그룹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는 수요일이다. BCA리서치의 아이린 텅켈 전략가는 “은행들은 미국 경제를 비추는 창”이라며 “소비가 견조한지, 대출 수요가 살아나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존슨앤드존슨, 블랙록 등도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다.
LSEG 아이베스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3분기 이익은 전년 대비 8.8% 증가가 예상된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척 칼슨 CEO는 “이익 성장 기대가 강세장을 떠받치고 있는데, 여기 균열이 보이면 시장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월가 5대 은행(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의 3분기 투자은행(IB) 수입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9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12일 전했다.
블룸버그 집계로는 91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3% 증가다. 2023년 바닥 대비로는 50% 개선이지만 2021년 4분기 호황기 134억달러에는 못 미친다. 상위 6개 은행의 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8% 증가가 전망된다.
정치권에선 10월 1일 시작된 정부 셧다운 타결 여부가 주목된다. 시장 반응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장기화하면 경기 리스크와 실물 활동 제약이 커진다는 경고가 나온다. 통계 발표가 중단되면서 고용보고서가 지연됐고, 노동통계국은 소비자물가지수발표를 10월 24일로 미뤘으며 다른 지표는 정상화 전까지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셧다운이 지속되면 10월 고용보고서 해석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데이터 안개가 짙어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부진한 고용 지표로 성장 둔화 우려와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전망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주 은행 실적이 불확실성을 걷어낼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