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에서 물멍하며 운동·천체 관측

2025-10-13 13:00:02 게재

마포구 화력발전소 내 ‘365구민센터’

레드로드·하늘길 연계, 상권 활성화도

“1층에서 커피 한잔 사서 5층 테라스로 올라가요. 한강을 바라보면서 앉아 있으면 고급 카페가 부럽지 않아요. 사실 근처에 있는 한강 조망 카페는 가격만 비싸지 전망은 그리 좋지 않거든요.”

서울 마포구 서강동 주민 남일호(66)씨는 “아내는 한강을 보면서 라인댄스를 하니 너무 좋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10일 당인동에 개관한 ‘마포365구민센터’를 이용하는 주민들 모두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10일 마포구에 따르면 365구민센터는 오랜 세월 발전소로 인해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을 위해 조성한 생활문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 첫 석탄화력발전소인 서울화력발전소가 지하화되면서 상부에 주민편익시설이 들어서게 됐는데 그 일부를 활용해 전체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했다.

박강수 구청장이 공무원들과 함께 한강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365구민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마포구 제공

발전소 부지 내에 마포구 땅이 있었는데 그간 전혀 활용하지 못하다가 토정로 98 일대 토지와 맞바꿨다. 박강수 구청장은 “100년간 발전소로 인해 피해를 입어온 서강·합정동 주민들에게 보상하는 차원에서 조성했는데 전체 주민들에게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풋살장이 계획돼 있었는데 365구민센터로 방향을 튼 이유다.

인근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상생위원회 요구사항을 반영해 지하 주차장과 사우나 시설 등을 추가했다. 당초 5260㎡이던 연면적을 연면적 7613㎡로 확대하고 1층부터 5층까지 이어지는 건물과 옥탑에 다양한 세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했다. 1년 365일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언제든지 운동하고 이웃과 교류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회복의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365구민센터’라 명명했다.

1층에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만남의 광장과 카페 식당 등 판매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2층과 3층은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가 있는 건강관리센터와 다목적실 등으로, 4층은 다목적 체육관으로 꾸몄다.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 5층 야외전망대는 한강변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최대화한 공간이다. 밤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 맛집’에서 휴식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옥상에는 도심에서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공간을 조성했다. ‘마포365천문대’다. 지름 5m 천체관측실 안에 굴절망원경과 태양망원경을 설치해 달과 별 행성을 관찰하도록 했다. 관측실 밖에는 보조망원경 2대와 실습용 망원경 5대, 전망용 쌍안경 3대를 추가했다. 현재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이들이 낮시간대에 방문해 태양 관측 등을 하고 있고 천체관측실은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아이들과 학부모들 호응이 크다.

마포구는 365구민센터 인근 부지 2630㎡ 역시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잔디를 심고 보행로를 설치해 한강 산책로와 연결하고 수영장과 어린이 관련 시설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마포순환열차버스와 연계하는 한편 홍대 레드로드부터 합정동 하늘길을 거쳐 한강까지 국내·외 관광객들 발길을 이끌어 지역 상권 활성화도 꾀할 방침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마포365구민센터가 주민들 하루를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길 바란다”며 “레드로드와 하늘길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고 싶을 때 편안한 휴식처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