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죄, 케타민 등 신종으로 이동
정춘생 의원, 지난해 압수량 엑스터시 2배·케타민 4배 폭증세
국내서 검거된 마약사범들로부터 압수한 마약이 필로폰에서 케타민 등 신종 마약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라인 유통이 확산되면서 마약사범도 20~30대 청년층으로 세대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춘생 의원(조국혁신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마약류 압수량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은 총 3226명이며, 이들에게 압수한 대마초·엑스터시·케타민만 606kg에 달했다. 이는 단순 1회 투약량 0.03g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약 202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최근 3년간 마약 압수량을 보면 엑스터시가 2022년 3.5kg에서 2024년 6.7kg으로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케타민은 4.9kg에서 21kg으로 4배 폭증했다.
연령·성별 통계를 보면 마약사범 세대와 성별 분포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2024년 마약사범 1만3621명 중 남성이 9465명(70%), 여성이 4013명(30%)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 35.2% △30대 24.4% △40대 14.1% △50대 이상 15.6% △10대 3.2% 순이었다. 20~30대가 전체의 60%가량을 차지해 마약이 특정 계층의 일탈이 아니라, 청년층과 일상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서울에서 대마초 40.8kg, 엑스터시 3.1kg, 케타민 10.5kg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양이 적발됐다. 경기도에서는 대마 37.5kg, 엑스터시 8.4kg, 케타민 12kg가 압수됐다.
정 의원은 “온라인 유통망이 결합해 도심 중심의 ‘생활형 마약’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며 “정부와 경찰은 구호성 단속을 넘어 항만·공항·택배·SNS 등 유통 단계별 실질 차단 체계와 지역간 정보 공유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마약은 더 이상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닌 우리 일상을 위협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교육·예방·재활을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수영 의원(국민의힘)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신종마약 적발량은 186㎏이었다. 이는 167㎏였던 지난해 적발량을 뛰어넘는 것이다.
적발된 신종마약은 엑스터시, LSD, 합성대마, 케타민, 러쉬, 페노바르비탈, 프로포폴, 로라제팜, 사일로신, 크라톰 등이었다.
박 의원은 “신종마약이 트렌드처럼 사회에 퍼져나가고 있어 마약청정국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며 “신종마약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마약 위험에 노출된 젊은층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