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죄, 케타민 등 신종으로 이동

2025-10-13 13:00:01 게재

정춘생 의원, 지난해 압수량 엑스터시 2배·케타민 4배 폭증세

국내서 검거된 마약사범들로부터 압수한 마약이 필로폰에서 케타민 등 신종 마약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라인 유통이 확산되면서 마약사범도 20~30대 청년층으로 세대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춘생 의원(조국혁신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마약류 압수량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은 총 3226명이며, 이들에게 압수한 대마초·엑스터시·케타민만 606kg에 달했다. 이는 단순 1회 투약량 0.03g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약 202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최근 3년간 마약 압수량을 보면 엑스터시가 2022년 3.5kg에서 2024년 6.7kg으로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케타민은 4.9kg에서 21kg으로 4배 폭증했다.

연령·성별 통계를 보면 마약사범 세대와 성별 분포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2024년 마약사범 1만3621명 중 남성이 9465명(70%), 여성이 4013명(30%)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 35.2% △30대 24.4% △40대 14.1% △50대 이상 15.6% △10대 3.2% 순이었다. 20~30대가 전체의 60%가량을 차지해 마약이 특정 계층의 일탈이 아니라, 청년층과 일상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서울에서 대마초 40.8kg, 엑스터시 3.1kg, 케타민 10.5kg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양이 적발됐다. 경기도에서는 대마 37.5kg, 엑스터시 8.4kg, 케타민 12kg가 압수됐다.

정 의원은 “온라인 유통망이 결합해 도심 중심의 ‘생활형 마약’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며 “정부와 경찰은 구호성 단속을 넘어 항만·공항·택배·SNS 등 유통 단계별 실질 차단 체계와 지역간 정보 공유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마약은 더 이상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닌 우리 일상을 위협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교육·예방·재활을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신종마약 ‘러시’(Rush)를 만들어 유통한 20대 외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월 외국인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진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이런 추세는 국내 반입 단계에서 적발된 마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수영 의원(국민의힘)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신종마약 적발량은 186㎏이었다. 이는 167㎏였던 지난해 적발량을 뛰어넘는 것이다.

적발된 신종마약은 엑스터시, LSD, 합성대마, 케타민, 러쉬, 페노바르비탈, 프로포폴, 로라제팜, 사일로신, 크라톰 등이었다.

박 의원은 “신종마약이 트렌드처럼 사회에 퍼져나가고 있어 마약청정국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며 “신종마약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마약 위험에 노출된 젊은층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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