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둔화 속 유일한 질주, 딕스스포팅굿즈
부유층 소비 시장 공략
경쟁사 대비 프리미엄 유지
애스펀연구소(Aspen Institute)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계는 지난해 자녀의 스포츠 활동에 400억달러 이상을 지출했으며 이는 2019년 대비 46% 늘어난 수치다. 특히 자녀가 정기적으로 스포츠를 하는 가정은 첫째 자녀 한 명당 연평균 1500달러 이상을 스포츠 관련 비용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스포츠 참여가 생활화된 중상위층 가계가 딕스의 핵심 소비층이다. 유소년 대회 일정에 맞춘 용품 수요는 경기 침체와 무관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딕스는 이러한 구조적 수요를 기반으로 체험형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하우스 오브 스포츠’로 불리는 대형 매장은 농구코트, 골프 시뮬레이터, 피팅룸 등 직접 체험 공간을 갖춰 방문객 체류시간을 늘렸다. 또 멤버십 프로그램 ‘스코어카드’와 경기 기록·중계 앱 ‘게임체인저’를 결합해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시즌별 수요를 미리 예측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서도 동종업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딕스의 기업가치 대비 세전·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은 약 11.9배 수준이다. 같은 시점 아카데미 스포츠(ASO)는 5.6배로 절반 수준에 머문다. 두 회사 모두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으나, 고객층의 소득 수준과 브랜드 파워, 데이터 기반 충성도 관리 측면에서 딕스가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ASO는 남부·중서부 지역 중심의 대중형 스포츠 체인으로, 가격 경쟁력에 강점이 있다. 그러나 고객층의 소득 분포가 넓어 경기 변동에 더 민감하며, 대형 체험형 매장보다는 전통적인 소매 모델 중심이다.
반면 딕스는 코스트코와 겹치는 중상위 가계 중심의 고객 구조 덕분에 불황 속에서도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이다.
딕스는 올해 풋라커 인수를 통해 운동화·패션 부문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인수 금액은 약 24억달러로, 현금과 차입을 병행해 조달했다. 인수 이후에도 풋라커 브랜드는 독립적으로 유지되지만, 상품 기획과 유통망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리고 있다.
결국 딕스의 강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경기 둔화에도 견고한 소비를 유지하는 중상위층 고객 기반. 둘째, 멤버십을 통한 충성도 높은 판매 구조. 셋째, 풋라커 인수를 통한 브랜드 확장이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인수 통합 비용과 관세 및 프로모션 경쟁이 마진을 압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딕스는 미국 내 유소년 스포츠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소비 흐름을 선도하며, 소매업 전반이 침체된 국면에서도 ‘지갑이 열리는’ 예외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