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미 안보·핵심산업에 2천조원 투자
다이먼, WSJ 기고로 발표
의약품·전력망 취약 경고
공급망독립, 규제완화 주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미국의 국가 안보와 핵심 산업 강화를 위해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다이먼은 월스트리트저널(WSJ) 13일자(현지시간) 기고에서 세계가 더 이상 안전하다는 환상을 가질 수 없다고 진단하며, 미국이 핵심 광물과 제품, 제조 역량을 신뢰하기 어려운 해외 공급원에 과도하게 의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여전히 자유의 보루이자,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민주주의의 무기고”라며 “우리의 안보는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국내 경제에 달려 있으며, 이는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구축하고 혁신하며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장한다”며 견고한 미국내 경제와 제조 기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다이먼은 시간이 미국 편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 과잉과 번거로운 행정 절차와 여야 갈등으로 인한 정책 마비, 산업 수요와 엇박자인 교육 체계를 걸림돌로 꼽으며, 더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JP모건체이스가 안보와 회복력 강화를 위한 ‘안보·회복력 투자단’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10년간 1조5000억달러 규모로, 핵심 의약품과 광물에서부터 군사 장비,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국가 안보와 경제 회복력에 중요한 산업들을 촉진하고 금융을 지원, 투자하는 데 집중한다. 투자단에는 투자은행, 중견기업 금융, 상업은행 등 JP모건의 모든 사업 부문이 참여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우선순위로는 네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공급망과 첨단 제조업이다. 반도체와 희토류 등 핵심 소재, 의약품 원료, 로봇공학, 부품의 생산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둘째, 드론과 자율체계, 차세대 통신 기술 등 현대적 억지력 유지를 위한 국방과 항공우주 생산 확대다. 셋째,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해 송전망을 현대화하고 배터리 저장 등 신뢰 가능한 청정 전원을 늘리는 에너지 독립에 투자한다. 넷째, 최첨단 전략 기술이다. 인공지능, 사이버 보안, 양자 컴퓨팅 분야의 혁신을 가속화한다.
그는 의약품과 전력망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미국 제약업계가 생명 구호용 주요 성분을 해외 생산시설에 심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해당 시설의 77%가 국외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급격히 노후화된 미국 전력망이 인공지능과 첨단 제조가 몰고 올 수요 급증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송전선 확충과 에너지 시스템 내구성 강화로 정전을 줄이는 전략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이먼 회장은 정책의 뒷받침을 강했다. 그는 인허가 절차를 수개월 단위로 단축하고, 제조 숙련 인력 격차를 메울 직업교육과 도제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민간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인할 장기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이먼 회장은 기고문 말미에 “미국이 과거에 그랬듯이 이러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뭉치기를 바란다”며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