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사업 회복에 ‘깜짝실적’

2025-10-14 13:00:02 게재

메모리 영업익 6조원 전망

비메모리 적자 대폭 축소

삼성전자가 3분기 증권업계 전망을 크게 웃도는 12조원의 영업익을 기록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 회복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4일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6조원, 12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사상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만에 10조원대를 회복했다.

이 같은 실적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분 실적이 크게 반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적 발표 전까지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DS부문이 5조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공개한 실적을 기초로 분석해 보면 최소 6조원 많게는 7조원에 근접하는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영업이익 증가는 삼성전자 주력 제품인 범용 D램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정상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0.5% 오른 6.3달러로 집계됐다. DDR4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6달러를 넘어선 건 2019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을 포함한 서버용 고성능 D램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인 DDR4의 가격이 DDR5를 넘어서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HBM3E 12단 제품 고객사를 다변화하며 출하량 확대에 성공한 것도 실적 상승에 역할을 했다. 2분기 중국 수출용 HBM 재고를 감가상각한 것도 3분기 실적 상승 배경이다.

여기에 2분기 2조3000억원 이상 적자를 냈던 비메모리(파운드리, 시스템LSI) 사업이 적자 폭을 1조원 이상 줄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2분기 말부터 가동률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4나노 이상 성숙공정 고객 수주 확대와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의 양산으로 적자폭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픈AI의 초거대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하는 등 HBM 사업 경쟁력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HBM이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내년 삼성전자가 주요 메모리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범용 메모리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HBM 계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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