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매 PF 사업장 85.9% 브릿지론…지방 매물 장기 미매각

2025-10-14 13:00:04 게재

서울 비중 10% … 인천·경기 41%, 지방 49% ‘매물 누적’

금융권 전반 PF 규모 줄었지만, 부실우려 사업장 비중 늘어

금융업권의 부동산 프로젝트금융(PF) 규모가 점차 줄고 있지만 경·공매로 나온 부실우려 사업장의 매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지방 매물은 쌓이고 있다.

13일 한국신용평가에서 분석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1주년, 전 금융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정보공개 플랫폼상 경·공매 추진 사업장 잔액은 10조6000억원이며 이중 85.9%인 9조1000억원은 인허가나 착공 전 단계의 브릿지론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부실우려 자산이 최근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경·공매 속도가 현재보다 빨라지지 않는 한, 경·공매 추진 사업장 잔액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공매 추진 사업장의 구성을 보면 여전히 인허가가 나지 않거나, 착공 전 사업장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사업초기 단계에서 정체된 브릿지론의 정리과정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공매 추진 사업장의 지역별 구성을 보면 서울이 1조1000억원으로 비중이 10%에 그친 반면, 인천·경기 지역은 4조3000억원(41%), 지방은 5조1000억원(49%)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1월 16%에서 10%로 비중이 줄어들었지만, 인천·경기 비중은 30%에서 41%로 크게 상승했다. 그 외 지방은 53%에서 49%로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천·경기 지역은 서울이나 지방과는 달리 물류센터(브릿지 포함) 사업장이 집중돼 있어서 해당 물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 7월부터 대규모 아파트 사업장(브릿지론)이 편입된 후 매각되지 못하고 있다. 부산과 울산에서는 경공매 사업장 잔액이 증가하고 있으며 주로 오피스텔, 숙박시설, 다세대주택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서울과 대전·충남·충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경·공매 매물이 누적되고 있으며 장기간 매각되지 못한 물량이 늘고 있다.

대전·충남·충북은 주상복합이나 근린생활시설 사업장이 장기간 해소되지 못하고 있으며, 경·공매 사업장 잔액 증가 속도가 빠른 인천·경기 지역은 아파트와 물류센터 사업장이 대규모 유입 후 매각되지 못한 영향을 받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경우 오피스텔, 기타주거시설, 기타숙박시설이, 광주·전남·전북의 경우 주상복합, 물류센터 사업장이 신규 유입 후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 지역은 전체 사업장 중 비중은 높지 않지만, 타운하우스 익스포저(2025년 9월말 기준 20건, 2364억원)가 장기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브릿지론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장에 대한 잔액 1조4000억원은 근생·상업시설(9000억원), 주상복합 등 주거시설(5000억원), 물류센터(2000억원) 등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며 “7월부터 다세대주택, 연립주택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물류센터는 큰 증가세는 보이지는 않지만 모두 6개월 이상 매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권의 부동산PF 익스포저는 2023년 12월말 231조1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기준 186조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유의’ 이하 자산 중 ‘부실우려’ 자산 비중은 지난해 6월말 65%에서 올해 6월말 70%로 상승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기존 ‘유의’ 분류 사업장이 ‘부실우려’로 전이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PF 사업장 등급은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로 구분된다.

6월말 기준 ‘유의’ 이하 잔액은 20조8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0조9000억원) 대비 1000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올해 1분기 부실우려 자산은 2조1000억원 증가했는데 그 중 1조6000억원이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했다.

보고서는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 기조로 인한 PF 취급 감소로 전 금융권의 부동산PF에 대한 양적 부담은 축소되고 있으나, 뚜렷한 질적 개선은 아직까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부실우려 브릿지론 사업장 경·공매를 장기 과제로 전망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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