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출’ 급증…“요금 투명화를”
서비스·기기 비중 12년 만에 2배
통신요금 지출, 12만원 → 10만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인공지능(AI) 구독, 앱스토어 등을 통한 ‘디지털 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정부의 가계부담 완화 정책은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전통적 이동통신 요금 인하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장겸 의원(국민의힘·비례) 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가구당 정보통신비는 월평균 17만1000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중 통신서비스 비중은 약 58%, 디지털 서비스·기기 지출은 약 40% 수준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올해부터 유엔(UN)의 국제소비분류기준(COICOP 2018)을 반영, 가계통신비를 ‘가계정보통신비’로 확대 개편했다.
김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통신요금 비중은 2012년 전체 정보통신 지출의 79.2%에 달했지만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60.9%를 기록, 20%p 가까이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디지털 서비스(시청각 콘텐츠 등)·기기(스마트폰 등) 지출은 같은 기간 20.8%에서 39.1%로 비중이 2배 가까이 늘었다.
디지털 지출 비중을 서비스와 기기로 나눠 보면 기기의 경우 2012년 13.3%에서 지난해 26.5%로 2배 가량 늘었다. 서비스 역시 7.5%에서 12.6%로 비슷한 증가폭을 보였다.
양 부문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는 계속된 비용 인상과 무관치 않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2023년 12월,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요금이 42.6% 올랐고, 넷플릭스의 2021년 프리미엄 요금은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17.2% 올랐다. 2023년에는 저가 요금제(베이직 월 9500원)가 폐지됐다.
티빙 또한 베이직 요금을 7900원에서 9500원으로, 스탠다드 1만900원에서 1만3500원, 프리미엄 1만39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스마트폰 가격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델 출고가는 2011년 갤럭시노트 99만9000원에서 올해 출시된 갤럭시폴드7 293만4000원(1TB)으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애플의 경우 2011년 아이폰 4s(64GB) 107만8000원에서 아이폰 17프로맥스(2TB) 290만원으로 역시 3배 가까이 올랐다.
김 의원은 “통신요금 중심의 소비 구조에서 디지털 소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청년과 취약계층의 디지털 접근권을 보장하고, 구독·단말요금 인상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