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누가 주인인가’…상장 발목 잡힌 이유
비영리 모회사 지분 30%
MS 30%-임직원 30% 등
복잡한 지배구조가 걸림돌
오픈AI는 향후 수년간 약 1조달러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구축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 소요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뱅크, 스라이브캐피털(Thrive Capital) 등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이 향후 추가 자금조달 과정에서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고 FT는 전했다. 현재 오픈AI의 주주 구성은 마이크로소프트 약 30%, 임직원 약 30%, 그리고 비영리 모회사 약 30%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까지 총 1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최대 단일 투자자다.
나머지 10% 가량은 소프트뱅크(약 300억달러 투자 예정), 벤처캐피털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 스라이브캐피털, 그리고 올해 오픈AI에 인수된 조니 아이브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아이오(io)’ 주주들이 나눠 가진다.
구조상 비영리 단체(OpenAI Nonprofit)가 지배권을 행사하지만, 현재 회사는 이를 전통적인 영리회사 구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상장을 위한 필수 단계로, 전환이 완료되면 기존 투자자들은 이익 배분권 대신 오픈AI 영리 자회사 지분을 받게 된다.
비영리 단체는 새 구조에서 특별한 주주권을 갖지 않지만, 이사회 일부를 추천할 권한은 유지할 예정이다. 이는 캘리포니아·델라웨어 주 법무장관이 오픈AI의 ‘공익적 목적 훼손’을 이유로 전환을 막을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반면, 전환 반대파는 “비영리 조직이 실질적 통제권을 잃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창립 초기 4500만달러를 기부했던 일론 머스크는 “오픈AI가 설립 당시의 사명을 배신했다”며 이사회 전환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엔비디아는 향후 수년간 최대 1000억달러를 100억달러 단위로 분할 투자해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며, 이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추가로 희석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의 상당 부분을 부채 조달과 미래 수익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현재 약 3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2년 새 인력이 4배 가까이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경쟁사와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총 600억달러 이상을 조달한 오픈AI는 상장 전임에도 이미 세계 상장사 중 시가총액 상위 2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오픈AI 고위 임원은 FT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은 조각이라도 더 큰 파이의 일부를 갖기를 원한다”고 말하며 지분 희석에 대한 내부 인식이 부정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5년 동안 회사가 사업을 세 배로 성장시킨다면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이번 구조 전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오픈AI는 인공지능 기업 중 최초로 비영리 모델에서 글로벌 상장사로 전환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오픈AI의 주력 서비스인 챗GPT가 8억명의 정기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챗GPT의 폭발적 성장세가 오픈AI를 비영리 단체에서 사상 첫 수조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역사상 유례없는 수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