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은행 호실적 발표, 웰스파고 주가 급등
JP모건 3분기 최대 실적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후
인수합병 회복세로 혜택
미국 대형 금융사들이 호실적을 내놓으며 월가의 열기를 다시 끌어올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시에 경영진은 시장 과열 신호를 경고했다. 인공지능 열풍과 관세 등 정책 변수로 변동성이 커지자 트레이딩 수익과 투자은행 수수료가 동반 회복된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 재출범 이후 대형 인수·합병과 상장 재개 기대가 현실화되며 월가의 엔진이 다시 돌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는다.
가장 눈길을 끈 곳은 JP모건이었다. 은행 전체 순이익이 12% 늘며 순익이 143억9000만달러를 발표하며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자금 조달 수요 확대로 시장 부문이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트레이딩을 제외한 2026년 순이자이익을 950억달러로 제시하며 2025년 전망치는 922억달러로 유지했다.
JP모건은 자동차 대출업체 트리컬러 관련 손실 1억7000만달러를 3분기에 반영했고, 다이먼은 최근 14년간 이어진 회사채·대출시장 강세장의 과잉이 초기 신호를 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전형적인 월가 장세의 수혜를 입었다. 순이익이 37% 증가한 41억달러로 시장전망을 넘어섰다. 인수합병 재개에 힘입어 투자은행 매출이 43% 늘어난 27억달러로 도약했고, 주식 트레이딩이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은 채권 외환 원자재 부문이 보완했다.
경영진은 여건이 개선됐더라도 리스크 관리와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인력은 연말 순증을 최소화하고 일부 직무를 선별 감축해 비용을 다듬는다는 방침이다.
씨티그룹은 고른 개선이 두드러졌다. 순이익이 16% 늘어난 38억달러, 매출은 221억달러로 예상에 부합했다. 트레이딩 수익이 15% 증가한 56억달러를 기록했고, 투자은행 수수료는 17% 늘었다. 자산관리 부분도 8% 증가해 균형을 보였다. 무형자산을 제외한 보통주 자본 대비 수익성인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이 7%에서 8%로 올라섰고, 경영진은 내년 말까지 목표치를 종전 10%에서 11% 로 상향했다.
소비자금융 비중이 큰 웰스파고도 힘을 받았다. 매출 214억달러, 순이익 56억달러로 모두 예상을 웃돌았다. 투자은행 매출이 32% 늘었고 트레이딩 수익도 19억달러로 확대됐다. 리테일뱅킹 순상각률이 0.73%로 낮아져 자산 건전성이 개선됐다. 자산상한 해제 이후 중기 유형자기자본이익률 목표를 17%에서 18%로 올리며 수익성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가는 핵심 수익성 지표 상향을 등에 업고 가장 강하게 반응했다.
자금의 큰 물줄기는 블랙록으로도 흘러들었다. 운용자산이 13조50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새로 썼고, 분기 자금유입은 2050억달러에 달했다. 매출은 65억달러로 25% 늘었으나 인수 관련 비현금 비용으로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시장대표 주식과 채권 상장지수펀드로의 자금 쏠림이 계속되며 규모의 경제를 과시했다.
실적 발표를 마친 은행주 주가는 혼조였다. 월가 의존도가 낮은 은행이 상대적으로 선호됐다.
웰스파고는 실적이 예상을 웃돌고 핵심 수익성 지표 목표를 상향하면서 7.1% 급등, 트럼프 대통령 재선 확정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KBW 은행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웰스파고가 최고 상승 종목이었다. 씨티는 3.9% 상승했다.
반면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각각 1.9%, 2%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0.1% 상승,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다음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2.5% 올랐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