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도 안된 가자휴전 벌써 ‘삐거덕’

2025-10-15 13:00:02 게재

하마스 시신 송환 지연

이스라엘, 검문소 폐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1단계 휴전이 시행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벌써부터 위기를 맞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0일 발효된 1단계 휴전 합의에 따라 하마스가 인도하기로 한 시신 28구 중 단 4구만 송환됐다고 주장했다. 생존 인질 20명은 예정대로 석방됐지만, 나머지 시신 24구는 기한 내 인도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를 ‘합의 위반’으로 간주하고 15일부터 가자로 향하는 구호 트럭을 기존 하루 600대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연료 반입도 전면 중단된다.

아울러 이집트와 가자 남부를 잇는 유일한 육상 통로인 라파 검문소 개방 계획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시신 송환을 완료할 때까지 제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유엔아동기금(UNICEF)은 “모든 국경 검문소가 즉각 개방돼야 한다”며 “라파 봉쇄가 길어질수록 남부 지역 피란민들의 생존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유엔은 최근 며칠 동안 가자에 들어간 구호 트럭 수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조치가 발표된 직후인 14일 밤 인질 시신 4구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추가로 인계했다. 이는 이스라엘로의 송환 절차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전히 20구가 남아 있어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양측이 대립하면서 가장 큰 피해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ICRC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소수의 트럭만 가자에 들어가고 있으며 많은 주민들이 트럭에 몰려드는 상황은 인도주의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제 구호단체는 이스라엘 측의 허가를 받지 못해 물자 반입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미국의 지원을 받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도 지난 10일을 끝으로 활동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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