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공간·저렴한 비용…공공예식장 확산
가을 결혼 성수기 맞아 인기
지자체, 야외공간 지정·운영
전국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공공예식장이 저렴한 예식비용에 결혼식을 올릴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가을철 결혼 성수기를 맞아 야외·지역명소 등을 공공예식장으로 새롭게 지정·운영해 눈길을 끈다.
15일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경기도는 옛 도지사 관사였던 ‘도담소’를 작은결혼식 공간으로 개방, 예비부부 모집에 나섰다. 작은결혼식은 연중 운영되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하루 한차례씩 열린다. 예식은 야외정원에서 진행된다. 날씨가 좋지 않거나 겨울철에는 대연회장을 예식 공간으로 활용한다. 하객 규모는 100명 이내이며 사용료는 3만원 내외다. 예식 진행과 장식, 피로연 등은 예비부부가 자유롭게 기획할 수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예비부부 또는 도내 직장·학교에 다니는 생활권자라면 누구나 경기공유서비스 누리집(share.gg.go.kr)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조병래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은 “많은 도민이 도심 정원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결혼식을 올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도담소 작은결혼식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성남시도 이달부터 중원구 여수동 시청 공원과 분당구 율동 새마을운동중앙회 돌뜰정원 2곳을 야외 공공예식장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예식 진행, 연출, 출장 뷔페, 편의 서비스 등 필요한 개별적 사항은 시가 마련한 예식 표준 가격에 따라 전문 협력업체를 예비부부와 연계해주는 컨설팅도 지원한다.
공공 예식장 이용 자격은 예비부부 또는 양가 부모 중 1명 이상이 성남시 거주자면 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지난해 성남지역 혼인 건수는 4551건으로 2022년과 비교해 17.7% 늘었는데 예식장 대관료 등 비용이 가파르게 올라 예비부부에게 부담이 되고 있어 야외 공공예식장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시도 실내 예식장에 국한됐던 기존 공공예식장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내년부터 태화강 국가정원, 울산대공원, 대왕암공원 등 지역 명소를 야외 공공예식장으로 지정·운영할 계획이다. 청년층의 결혼비용 부담 경감과 지역 명소 홍보 효과를 동시에 거두기 위해서다. 울산시는 지난 12일 이 같은 내용의 ‘울산형 공공예식장 지원사업’을 추진, 1년간 1억원을 들여 약 20쌍의 예비부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예식장 무료 대관뿐 아니라 예식장 꾸밈, 예복, 메이크업 등 웨딩패키지 전반을 포함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사업의 성과와 수요에 따라 2027년에는 야외 결혼식 장소를 추가 지정하거나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는 도심 속 사적지에 조성된 공원을 전통 혼례식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 관공서와 수목원 등 8곳을 공공예식장으로 운영하고 예식비 150만원도 지원한다. 인천시도 올해부터 인천시민애(愛)집, 상상플랫폼 개항광장 등 13곳의 공공시설을 무료 예식공간으로 대여해주고 부부당 결혼식 비용 1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가장 많은 공공예식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7월부터 기존 25곳에서 61곳으로 공공예식장을 확대했는데 예약건수가 지난달 220여건, 내년에는 300건이 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결혼비용은 평균 2100만원 수준이다. 일반 예식장 비용의 1/3 정도 밖에 들지 않고 특색있는 결혼식을 치를 수 있는 공공예식장이 청년층의 호응 속에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곽태영 기자 전국종합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