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가격 담합, 대형마트 유통망도 조사해야”
4월 계란매출 7.1% 증가
지난해말부터 가격 상승 주도
대형마트가 지난해 말부터 계란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가당국의 계란가격 담합 조사가 대형마트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화성갑)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상품직접판매(오프라인) 계란 매출액과 판매량은 전년대비 각각 9.9%와 0.8%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대형마트 계란 판매량은 9.7% 줄었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7.1% 증가했다.
계란 산지가격을 보면 지난해 1분기 162원에서 4분기에는 165원으로 3원 올랐다. 올해들어 1분기에는 157원으로 하락했지만 2분기 가격은 184원으로 급등했다. 1월부터 4월까지 할당관세 미적용으로 인해 계란가공품 수입량이 원란기준 41% 줄었기 때문이다. 조류독감 확산에 따른 살처분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80% 증가했다.
이에 비해 대형마트 계란가격 오름세는 지난해 말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대형마트 계란가격은 지난해 1분기 260원에서 3분기에는 265원으로 5원 오르는 데에 그쳤다. 같은 기간 개인슈퍼 계란가격은 276원~277원, 오프라인 계란 평균 가격은 274원~276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265원에 머물렀던 대형마트 계란가격이 4분기부터 오르기 시작해 개인슈퍼 계란가격과 동일한 279원으로 급등했다. 판매단가도 전년보다 1.9% 오른 279원이었다. 4분기 대형마트 계란 매출액은 800억원으로 전년보다 7.4%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대형마트 계란가격이 281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개인슈퍼 계란가격 275원과 오프라인 평균가격인 280원을 웃돌았다. 2분기 다시 305원으로 뛰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산지 계란가격 담합조사에 착수하자 대형마트 3사는 닷새 만에 ‘마진을 줄여서라도 계란가격 상승을 막겠다’고 했지만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한편 송 의원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소매유통 유형별 계란가격은 △농협하나로마트 285원 △개인슈퍼 297원 △대형마트 309원 △체인슈퍼 337원 △편의점 339원 순이다. 1~8월 소매유통 유형별 계란 시장점유율은 △개인슈퍼 34.9% △대형마트 31% △체인슈퍼 15.1% △편의점 2.1%로 조사됐다. 농협하나로마트의 계란가격이 가장 저렴했지만 시장점유율은 17%에 머물렀다. 시장점유율이 31%와 35%에 달하는 대형마트와 개인슈퍼를 견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송 의원은 “농협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계란 가격을 낮췄지만 독과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던 만큼 농협 유통사업의 대도시 시장지배력 확대가 급하다”며 “성과없는 산지 생산자들을 쥐어짜기보다 대도시 독과점 소매유통을 견제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마련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