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기 외국인직접투자, 18% 감소
역기저효과·통상환경 불확실성 원인 … AI·ICT 분야는 견조한 흐름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가 전년동기대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누적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은 206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0% 줄었다. 도착금액도 112억9000만달러로 2.0%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와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 침체, 미·중 통상환경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투자의향을 의미하는 신고액은 감소했지만, 최근 5년 평균(203억5000만달러)을 소폭 상회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순위도 역대 4위로, 상반기 5위에서 한 단계 상승했다.
투자 유형별로는 M&A가 54.0% 급감한 28억8000만달러에 그치며 전체 감소를 이끌었다. 글로벌 인수합병 시장 위축으로 대형 거래가 줄어든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외국 기업이 직접 부지를 매입해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건설하는 그린필드 방식은 177억7000만달러로 6.1%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49억5000만 달러, +58.9%)이 화공·유통·정보통신 중심으로 투자 규모를 늘렸다. 하지만 EU(25억1000만달러, -36.6%), 일본(36억2000만달러, -22.8%), 중국(28억9000만달러, -36.9%)은 모두 감소했다.
산업별로는제조업(87억3000만달러, -29.1%)이 전체 감소를 주도했으며, 특히 전기·전자(-36.8%), 화공(-13.8%) 부문이 부진했다. 운송기계(27.2%)와 기타제조(93.4%)는 늘었다.
서비스업(111억1000만달러, -6.9%)에서는 금융·보험(-43.6%)이 줄었으나, 유통(122.5%)과 정보통신(25.7%) 업종은 늘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분야 등 AI 관련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실제 자금이 유입된 도착 실적은 112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0% 감소했다. 이는 2024년 동기(115억1000만달러)와 유사한 수준으로, 신고된 투자들이 일정 시차를 두고 정상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29억7000만 달러, -25.5%)이 전기·전자(-37.7%) 등에서 부진했지만, 화공(80.9%)이 선전했다.
서비스업(78억6000만달러, 10.3%)은 유통(210.3%)과 정보통신(24.1%)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감소가 △국내 정치 불안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 △M&A 위축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기록적 실적과 환율 상승(평균 4.4%)이 겹치며 통계상 감소폭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금 및 입지지원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AI·반도체·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첨단 그린필드 산업을 타깃으로 한 해외 홍보와 국내 순회 투자유치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