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미 전쟁중”…베센트는 관세유예 연장 카드

2025-10-16 13:00:01 게재

중 희토류 통제 완화시 유예

동맹국 공조로 대응 예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미국이 겉으로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타협 가능성을 제시하며 사태 악화 방지에 힘쓰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를 무역전쟁으로 규정한 반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통제 문제를 풀기 위해 고관세 유예 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임지 기자가 무역 합의가 없으면 두 나라가 장기 무역전쟁에 들어가는 거냐고 묻자 “이미 전쟁은 시작됐다”고 답했다. 그는 “관세가 100%”라며 “관세가 없으면 미국이 아무것도 아닌 나라로 보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발언은 뉴욕 증시 마감 이후 나왔다. 몇 시간 전 베센트 장관이 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 증시는 상승폭을 키웠다.

베센트 장관은 중국이 희토류 신규 수출 통제를 보류하면 수입관세 유예를 3개월보다 길게 가져가는 거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앞으로 몇 주간 협상할 사안”이라고 했다. 미중은 올해 들어 90일 단위 휴전을 이어왔고, 다음 시한은 11월이라고 설명했다.

미 무역대표부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중국의 계획이 실제로 실행되긴 어렵다고 봤다. 극미량 희토류가 들어간 소비재 전반의 교역을 묶을 만큼 범위와 규모가 비현실적이라며 시행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베센트 장관은 중국 조치에 미국과 동맹국이 공조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워싱턴 CNBC 포럼에서 “중국 관료가 전 세계 공급망과 제조 과정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면서 공동 대응을 언급했다. 이번 주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연차회의로 각국 재무장관들이 워싱턴에 모여 있어 유럽, 호주, 캐나다, 인도, 아시아 민주국들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미중 공방이 거세지면서 두 나라가 전면 무역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주 중국산 희토류가 극미량이라도 포함된 제품의 해외 반출에 정부 사전승인을 받도록 하는 새 규정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11월 1일까지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예정된 회담을 취소할 가능성을 내비쳤고, 바이오연료 핵심 원료인 식용유 교역 중단 방안도 거론했다.

하지만 베센트 장관은 자신이 아는 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한국에서 시 주석을 만나는 일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센트 본인은 트럼프보다 먼저 아시아를 방문해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중에 무역 관련 발표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이 일정에 포함돼 있다.

베센트 장관은 증시 하락이 미 행정부를 중국과의 협상 테이블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관측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협상은 국가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이지, 주가 하락 때문이 아니다”라고 했다.

금 가격 상승이 달러에 대한 근본적 우려를 반영한다는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미국 금리가 다른 경제권보다 낮아졌다고 지적하며, 재정 확장기엔 통화 이론상 환율이 오르는 만큼 유로화가 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 선박을 대상으로 항만 요금을 부과하는 계획을 추진하면, 이에 맞서 중국이 전 세계적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중국이 희토류 자석 공급 둔화를 공휴일 탓으로 돌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해명은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책임질 수 없다는 신호”라며 “중국이 세계에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남겠다면 세계는 탈동조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런 신호가 중국의 신뢰성을 흔들어 세계가 의존 줄이기를 넘어 중국과의 경제적 결별을 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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