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수출 급증에 유가 5개월 만에 최저치
IEA “공급 과잉” 경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4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원유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가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4일 런던 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3% 급락한 61.5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5월 초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15일 아시아 장 초반에는 62.26달러 선으로 다소 반등했지만 여전히 약세를 이어갔다.
IEA는 9월 주요 산유국들의 수출 급증으로 “대규모 원유 선적 증가가 나타났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10월부터 내년 6월까지 하루 평균 320만배럴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앞서 예상했던 200만배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보고서는 특히 “원유 재고가 가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재고가 쌓일 경우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급락은 OPEC+가 11월 산유량을 하루 13만7000배럴만 늘리기로 한 최근 발표에도 불구하고 나타났다. 당시 시장은 생산 증가 폭이 제한적이라며 긍정적으로 반응했으나, IEA의 공급 과잉 전망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다만 IEA 보고서가 공급 과잉을 과대평가 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UBS 상품(commodities) 애널리스트 지오반니 스타우노보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미 대규모 과잉을 예상했다면 가격은 더 일찍 하락했을 것”이라며 “이는 시장이 IEA보다 향후 수요에 대해 낙관적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IEA는 중국 등 주요국이 비축유를 늘린 결과, 올해 1~8월 전 세계 원유 재고가 4년 만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