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캄보디아 봉사활동 ‘줄줄이’ 중단

2025-10-16 13:00:01 게재

경기도 조기 귀국 결정

수원·인천시 등도 취소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가 속출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현지 봉사활동을 줄줄이 중단하고 있다. 정부의 안전조치 강화와 불안한 현지 상황을 감안한 결정이다.

경기도는 15일 캄보디아에 파견한 ‘청년기후특사단’ 전원을 조기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동연 지사는 박근균 국제협력국장을 이날 저녁 현지로 급파하고 귀국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청년기후특사단은 모두 34명이다. 특사단은 개발도상국의 기후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경기도에 거주하는 19~39세 청년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11일 감보디아 캄폿주로 파견돼 오는 28일까지 나무 심기나 환경 정비, 환경 교육, 기후행동 캠페인, 문화 교류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었다.

지난 8월 2일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열린 경기청년기후특사단 발대식 모습. 사진 경기도 제공

경기도 관계자는 “안전 문제를 고려해 파견지를 캄폿에서 캄퐁스페우로 변경하고 외교부에 협조요청을 하는 등 안전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왔다”면서 “그렇지만 혹시 모를 안전상의 문제를 고려해 조기 복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도는 16일부터 특사단원들을 순차적으로 귀국시켜 오는 20일까지 귀국을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수원시도 14일 자매결연 도시인 캄보디아 시엠립주에 봉사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수원시는 2007년 시엠립주와 국제자매결연을 체결하고 낙후된 프놈끄라옴 마을에 학교 도로 화장실 보건소 등 기반시설을 조성했다. 시엠립주는 이 마을을 ‘수원마을’로 이름 붙였다. 이후 시는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수원마을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올해도 아주대병원과 동수원병원 등 지역 의료진 38명, 민간 봉사단체 12명, 공무원 등 80여명 규모의 봉사단을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보낼 예정이었다.

수원시 관계자는 “사실 수원마을이 위치한 지역은 현재 범죄가 일어나는 지역과 거리가 먼 곳이지만 봉사단 규모가 크고 정부도 심각하게 우려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항공권 취소에 따라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봉사자들도 있는데 파견이 어려운 상황을 이해해 불이익을 감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인천에서도 지난달 29일부터 진행하던 ‘2025 인천 청년 글로벌 의료 봉사단’ 모집이 14일 잠정 중단됐다. 인천시와 신한금융지주회사, 인하대병원이 신한금융희망재단을 통해 인천지역 대학생 20명을 오는 22일까지 모집, 오는 12월 15일부터 20일까지 4박 6일간 캄보디아 캄포트주에서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캄보디아 사태를 놓고 내부 협의 등을 거친 끝에 취소를 결정했다. 김교흥(인천 서구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성명을 내 “유정복 시장은 캄보디아 봉사단 모집 계획을 취소하고 인천시민 중에서 현재 캄보디아 실종 사례가 있는지부터 확인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외에 충북 제천시 새마을회는 매년 11월에 하던 캄보디아 봉사활동 일정을 취소했고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도 내년 2월 캄보디아에 해외봉사단을 보내려던 일정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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