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대응팀, 캄보디아 프놈펜 도착

2025-10-16 13:00:02 게재

한국인 송환 협의 추진 등 활동 개시

국내선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 출범

정부가 파견한 합동 대응팀이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납치와 감금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캄보디아에 15일(현지시간) 도착했다. 국내에선 캄보디아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통합대응단을 출범했다.

김진아 정부 합동대응팀 단장 15일(현지시간) 오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에서 정부 합동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단장으로 이끄는 대응팀은 이날 오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남쪽으로 20㎞가량 떨어진 테초 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을 비롯해 경찰청, 법무부, 국가정보원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도 함께 도착했다.

대응팀은 현지 당국 단속으로 구금된 한국인 61명의 송환 계획을 우선 협의하기 위해 캄보디아 고위급 관계자와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캄보디아 이민청에 구금된 한국인은 63명이었으나 전날 2명이 국적기를 타고 먼저 송환됐다.

◆주말까지 전원 국내 송환 목표 = 경찰은 이들 가운데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국인부터 국내로 데려간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당수가 캄보디아에 남겠다고 버티고 있어 송환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정부는 항공편을 준비, 이번 주말까지 이들을 국내로 송환한다는 계획이다.

대응팀은 또 캄보디아 당국에 ‘한국인 대학생 고문 사망사건’의 수사 협조를 촉구하고, 부검을 비롯해 시신 운구 절차와 향후 공동 조사 방안 등도 논의할 전망이다.

최근 캄보디아 법원은 지난 8월 현지 범죄 단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20대 한국인 대학생의 부검을 양국이 함께 하도록 승인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지를 방문해 공동부검을 할 계획이다.

최근 ‘고수익 해외 일자리’ 사기를 당한 한국인들이 범죄 조직에 납치된 뒤 감금되거나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랐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신고는 2021년 4건, 2022년 1건이었으나 2023년 17건을 기록한 뒤 지난해 22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8월까지 330건으로 또 크게 늘었다.

◆캄보디아 등 범죄조직 24시간 감시 = 이런 가운데 국내서도 캄보디아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범정부 차원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이 15일 공식 출범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기존 상담 위주였던 경찰청 통합신고센터의 한계를 보완해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종합 대응 체계가 마련된 것이다. 특히 통합대응단은 최근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 실태가 드러나면서, 해외 거점 범죄까지 포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 둥지를 튼 통합대응단은 경찰청을 비롯해 금융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금융감독원, 금융보안원 등 전문 인력 139명이 근무한다.

경찰청은 “최근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조직들의 한국인 감금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 만큼 동남아지역 범죄조직에 의한 보이스피싱, 투자리딩방 등 신종사기 범죄에 대한 대응을 통합대응단을 중심으로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통합대응단은 해외 취업을 빙자한 게시글 등 주요 소셜미디어(SNS)의 게시글을 모니터링하고 유해성 게시물은 관계기관을 통해 신속히 차단해 삭제한다. 특히 전국 시도경찰청 전담수사대와 관계기관 간 정보공유를 통해 범인 검거와 범죄수단 차단을 진행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개소식에서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범죄가 아닌 국가적 위협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해외 취업 빙자 납치 범죄에 대해서는 작은 수사 단서라도 놓치지 않고 모니터링 분석을 철저히 해 추가 피해를 차단하고 외국에 있는 총책까지 검거할 수 있도록 집중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서도 한국인 시신 발견 =한편 경찰에 따르면 30대 한국인 여성 A씨가 지난 8일 오전(현지시간) 캄보디아 국경 인근의 베트남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돼 현지 경찰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시신은 발견 이틀 뒤인 10일 현지에서 유족과 외교당국 참관 하에 부검을 마치고 다음 날 유족에게 인도돼 화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신에서는 폭행 등 별다른 외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경찰은 혈액을 채취해 A씨가 약물 중독으로 숨졌을 가능성도 살펴볼 계획이다.

한국 경찰은 A씨가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관돼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장세풍·정재철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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