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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흔들다 더 흔들린 민주당 지지율

2025-10-20 13:00:01 게재

‘조희대 흔들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이 없었다. 열일 제쳐두고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을 밝혀내고 조 대법원장을 몰아내는 일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심은 민주당의 주장에 수긍하고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거나 탄핵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까.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여론 악화보다 민주당이 더 흔들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0월 14~16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2.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39%,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각각 3%, 진보당 1%, 이외 정당/단체 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층 28%다. 지난 대통령 선거 직후 46%까지 상승했던 민주당 지지율은 30%대로 곤두박질쳤다.

정청래 대표가 임기를 시작한 이후부터 당 지지율은 올라가기는커녕 계속해서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 특히 2030 MZ세대 민주당 지지율은 더욱 심각하다. 20대(만18세 이상)에서 민주당 23%, 국민의힘 25%였고 30대는 민주당 29%, 국민의힘 24%로 나왔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마저 흔들

‘조희대 흔들기’에 흔들리는 지지율은 민주당 뿐만이 아니다.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강공에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국갤럽의 자체조사(10월 14~16일)에서 발표된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하고 있는지 아니면 잘못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54%가 긍정평가했고 35%는 부정평가했다.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대선 직후 64%까지 올라갔던 대통령 지지율은 아직 임기 5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10%p나 주저앉았다. 특히 정청래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집중 겨냥한 이후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 정 대표와 추 법사위원장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을 끌어내린다는 분석에 반박할 여지가 없을 정도다. 대통령 지지율에 중요한 유권자층인 서울, 2030MZ세대, 그리고 주부층의 대통령 긍정 지지율은 40%대에 그쳤다.

적어도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부 개혁안이 국민 공감을 받고 있다면 내년 지방선거에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 유리한 이슈가 되어야 한다. 과연 그럴까.

한국갤럽 조사에서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 관련 두 가지 주장을 제시하고 어느 쪽에 더 동의하는지’ 물어보았다. 그 결과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39%,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36%로 비등하게 나타났고, 24%는 의견을 유보했다. 정치 성향 진보층의 73%가 여당 승리, 보수층의 62%는 야당 승리를 기대했고, 중도층에서는 양론이 팽팽했다(여 38%, 야 36%).

정청래 대표는 특검의 수사를 받는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정당’이고 위헌정당해산심판청구를 유력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별 차별화가 없는 ‘내년 지방선거 투표 의향’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는 결과 해석은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14%p 앞섰지만 선거 투표를 물어보았더니 거의 차이가 없는 결과라는 점이다. ‘샤이 보수’가 많다는 것이고 실제로 지방선거 투표 의향 질문에서 무당층은 ‘여당 후보 다수 당선’이 16%, ‘야당 후보 다수 당선’이 35%로 야당쪽 지지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높게 나왔다.

민주당도 침몰할 수 있다는 민심의 경고

정청래 대표가 견인하는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공격’으로 일관하고 김현지 제 1부속실장에 대한 출석은 방탄하는 모양새가 민심을 얻는 데는 효과적이지 못한 결과다. 오죽했으면 대통령실의 우상호 정무수석과 강훈식 비서실장의 입에서 여당의 사태 파악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까. 심지어 정청래 대표마저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거침없는 하이킥’에 우려의 목소리를 낼 정도다.

정치서비스는 정치인의 만족이 아니라 대중의 만족이 몇 백배 아니 몇 천배 더 중요하다. 데이터만 놓고 보면 ‘조희대 흔들기’하다 민주당은 침몰할 수 있다. 민심의 경고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