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전략광물 ‘갈륨’ 공장 신설

2025-10-20 13:00:01 게재

안티모니·게르마늄 이어

‘글로벌 전략광물 허브’로

중국 대체 미국진출 성장↑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이 전략광물인 게르마늄 생산 시설 구축에 이어 이번엔 중국의 수출규제 1호 품목이었던 갈륨을 공급하기 위한 공장 신설에 나선다.

세계 갈륨 시장은 중국이 완벽히 장악하고 있어 이번 고려아연의 전략적 투자 결정은 국내 자원 안보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8월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은 올해 10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약 557억원을 투자해 울산 온산제련소에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한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소와 핵심 기술진을 중심으로 ‘최신화한 갈륨 회수 기술’ 상용화와 최적화에 성공하면서 공장 신설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돼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8년 상반기 시운전을 마치고 본격 상업 가동에 돌입하면 연간 약 15.5톤 갈륨을 생산해 약 110억원 이익(갈륨 가격 1kg당 920달러 기준)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갈륨은 반도체와 LED, 고속 집적회로 등 주요 첨단산업에서 필수적으로 쓰인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자원안보특별법에서 정한 핵심광물 33종 하나로 갈륨을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에너지법에 따라 정한 ‘주요광물’(Critical Minerals) 목록에 갈륨을 포함해 국가 안보 측면에서 엄격하게 관리한다.

전 세계 갈륨 생산량 약 762톤 가운데 무려 98.7%(2024년 기준)를 담당하는 중국이 대미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 통제에 나서면서 갈륨 확보는 주요 국가와 기업에 최우선 과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갈륨 생산을 위한 고려아연 투자는 기술 자립화를 통한 자원 안보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갈륨 생산을 본격화하면 해당 공정 부산물에서 또 다른 전략광물인 인듐까지 연간 16톤 이상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돼 80억원 수준(인듐 가격 1톤당 5억원 기준) 추가 이익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듐은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등 주요 첨단산업에 쓰이는 희소금속으로 최근 5년간 가격이 약 2배 상승했다.

고려아연은 2024년 기준 연간 약 150톤 인듐을 생산하며 세계 인듐 수요 약 11%를 책임지는 세계 최고 인듐 제련기업이다(중국 제외 시 전 세계 1위). 단 국가별 생산량으로 봤을 때 중국이 세계 인듐 수요 약 70%를 담당하기 때문에 다른 전략광물과 마찬가지로 언제든 공급망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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