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중재시술 보조로봇 선두

의료진 건강 지키는 심혈관시술 로봇 나온다

2025-10-21 13:00:03 게재

엘엔로보틱스 차세대 제품 예고 … 고령인구 증가 속 숙련의 감소, 로봇시장 해외 선점 기회

인구고령화로 심혈관 등 혈관성 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고 주요 선진국들에서 비슷한 건강질병행태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전통적으로 손기술로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지켜온 숙련된 의료진들이 해가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의료수요는 늘지만 대처할 수 있는 의료 인력에는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심혈관중재시술 보조로봇 등이 주목받고 있다. 관련해서 15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엘엔로보틱스(LN Robotics)를 방문해 김동희 대표에게 심혈관중재시술 보조로봇 시장 현황과 발전 계획 등을 물었다. 엘엔로보틱스는 2019년 설립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심혈관중재시술 보조로봇을 핵심으로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더 나은 치료와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엘엔로보틱스는 2019년 서울아산병원 최재순 의공학연구소 교수와 김영학 심장내과 교수가 공동창업을 했다.

2023년 에비아(AVIAR) MX-01, MX-02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았다. 혈관중재시술로봇은 보건복지부 보건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 2024년에는 AVIAR First-in-Man 임상 완료(MX-02기반 20례)를 했고 카테터제어로봇을 이용한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로 보건의료연구원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됐다. 자사의 독창적인 핵심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52개의 특허권과 10개의 디자인권 등을 국내외에 등록하고 출원했다.

김동희 엘엔로보틱스 대표는 “기존에 있는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는 아니다”며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만들고 치료법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동희 엘엔로보틱스 대표 사진 엘엔로보틱스 제공

◆최대 5개 시술 기구 동시 탑재, 시술 편의 = 엘엔로보틱스의 주요 제품은 심혈관 질환 치료에 쓰이는 관상동맥 보조 시술 로봇이다. 세계적으로는 2개 회사가 대표적으로 존재한다. 세 번째 회사인 셈이지만 제품의 차원은 다르다.

김 대표에 따르면 독일 지맨스 헬시니어스에서 인수를 했었던 코패스(Corpath), 프랑스의 로보캐스의 알원(R-One) 제품이 있다. 차별점은 기술적으로는 기존에 심혈관중재시술은 막힌 혈관을 스탠트 같은 것들을 넣어 뚫는 시술이다. 막힌 혈관에 스탠트를 넣어 뚫어주는 게 목적인데 그 과정에서 여러 시술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기존 두 회사 제품은 제품을 쓸 수 있는 채널이 하나만 있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보조자가 시술도구를 바꿔줘야 했다. 엘엔로보틱스는 채널을 5개까지 만들어서 교체의 어려움이 없고 신속 대응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시술 현장이 유기적으로 통합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시술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지멘헬스시니어스에서 인수를 했다가 여러 이유로 2023년 심혈관부분에서 철수를 했고 프랑스 회사는 스타트업 회사로 정체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엘엔로보틱스와 제품은 시장 상황이 기회의 시기를 맞은 셈이다.

엘엔로보틱스 심혈관중재시술로봇. 사진 엘엔로보틱스

◆기존 중재시술방식, 의료진 방사선 노출 어려움 커 = 엘엔로보틱스의 혈관중재시술 보조로봇은 의료진이 사용하기 좋은 이점들이 많다. 우선 원격제어기반의 심혈관중재시술 보조로봇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원격 환경에서도 안정적이고 정밀한 심혈관중재시술을 보조하도록 설계됐다. 심혈관부터 뇌혈관까지 다양한 중재시술환경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다. 더욱이 차세대제품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로봇제어 솔루션을 갖춰 실시간 시술도구 위치추적과 혈관 움직임 예측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시술도구 자동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 예정이다.

나아가 로봇을 사용으로 의료진의 방사선 노출이라는 위험성과 고통을 방지할 수 있다. 복잡병변으로 인한 시술 시간 증가와 반복적영상 촬영으로 환자 및 의료진의 누적 방사선량이 증가하게 된다. 환자의 평균 방사선 노출량은 16mSv, 의료진의 누적 방사선 노출 범위는 5만200mSv에 이른다. 이는 일반인의 연간 자연방사선 노출량 약 2~3mSv보다 매우 많은 수치다.

의료진의 근골격계와 척추 질환을 줄일 수 있다. 의료진은 방사선 방지를 위해 납차폐복(무게 약 7~10kg)을 시술 당 평균 62분 동안 착용하고 시술 중 지속되는 특정 자세 유지로 인한 근골격계와 척추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심장내과 전문의 약 50~60%가 근골격계 질환을 경험한다.

병원에서의 이점도 크다. 고위험·고난이도의 복잡 병변의 증가에 비해 숙련된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앞으로 이 문제는 더 병원환경을 악화시킬 전망이다.

전체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의 약 40% 이상이 복잡 병변 시술이다. 시술자 1인, 시술보조자 3인 구성의 다수 의료진 필요한데 2032년에는 1893명이 필요하지만 실제 전문의는 1332명으로 561명의 인력 공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의료진의 숙련도에 의존하는 심혈관중재시술환경의 지속적인 위험 요인을 줄이려면 정밀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 필요하다”며 “엘엔로보틱스의 제품은 이런 상황에 답을 준다”고 말했다.

한 상급종합병원 심장내과전문의에 따르면 AVIAR의 보조를 받아 시술을 진행해 보니 기존의 수기방식보다 더욱 정밀하고 안정적인 기구 조작이 가능했다. 버튼 하나로 원하는 만큼만 기구를 움직이고, 정확한 위치에 스텐트나 풍선을 배치할 수 있어서 시술 속도도 빨랐다. ‘이거 참좋다’라는 생각이 들어 결과적으로 이전보다 더 효율적이고 정밀한 시술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런 정밀한 조작이 요구되는 심장 뿐만 아니라, 뇌혈관 및 기타 복잡한 시술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진이 엘엔로보틱스의 심혈관중재 시술 로봇 AVIAR를 다루는 모습. 사진 엘엔로보틱스 제공

◆차세대 제품, 경량화-편의성-AI 시각화 = 이러한 엘엔로보틱스 제품의 가치와 현장에서의 자신감은 해외 진출 비젼으로 이어진다.

김 대표에 따르면 엘엔로보틱스는 미국 FDA 허가를 받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다른 나라보다 미국에 진출을 우선 추진하는 것은 ‘의료기기 단일 심사 프로그램 (MDSAP)’ 정회원 국가인 미국에서 승인을 받으면 미국 시장 진출은 물론 다른 해외 시장 진출이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회원국 5개 국가에서 단일한 기준으로 한 국가에서 심사를 받고 제품 허가를 받게 되면 다른 국가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허가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 국내 의료기기 회사들은 국내 회사이기에 식약처에 허가를 받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면서 “해외 진출의 효율성과 시간적 재정적 어려움을 줄일 수 있도록 해외 주요국의 표준화된 심사기준을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실 우리나라 식약처에 허가를 받는 과정이나 수준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허가 결과가 해외 주요 국가에서의 허가과정에 이점으로 반드시 작용하는 것이 아닌 상황에 대한 지적이다. 현재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게 되면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의 허가과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엔로보틱스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기존 AVIAR 제품이 아닌 차세대제품으로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차세대제품은 △병원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경량화 △의료진들이 더 쓰기 편하게 사용성을 강화 △시술 도구를 다채널에 장착하는 것에 더해 조영제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시술도구의 혈관 내 위치를 시각화하는 AI 소프트웨어를 탑재 할 예정이다.

회사는 차세대 제품 개발과 미국 허가를 추진하기 위해 추가 투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1년 80억원, 2024년 198억원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김 대표는 “회사의 모든 제품은 의료진의 실제 현장에서 경험한 진료 개선에 필요한 자문들을 반영해 개발되고 상용화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의료진들과 환자들에게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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