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미국과 28조원 통화스와프 체결
주말 중간선거 앞두고
외환시장 안정 시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미국 재무부와 최대 200억달러(약 28조400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공식 체결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중앙은행은 “이번 협정은 아르헨티나 거시경제 안정과 물가 안정, 지속 가능한 성장 촉진에 초점을 맞췄다”며 “외환·자본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중앙은행 역량을 높이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달 9일 “미국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2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체결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협정은 26일 치러지는 중간선거를 엿새 앞둔 시점에 발표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의원 24명(전체 72명 중 3분의 1)과 하원의원 127명(전체 257명 중 절반가량)을 새로 선출한다. 2023년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에게 이번 선거는 임기 반환점을 앞둔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21일 달러당 1477페소로 마감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이달 초 미국이 약 4억달러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한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로마노그룹의 살바도르 비텔리 연구책임자는 “선거 결과와 환율 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 달러 수요는 계속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지 언론 클라린과 페르필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중간선거 전에 스와프 협정 발표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레이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아르헨티나를 돕기 어렵다”고 언급한 것도 정치적 부담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밀레이 대통령은 “스와프는 필요할 때만 실행되는 것으로, 국가 위험도가 높은 상황에서 자본시장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형태로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9월 말 기준 미상환 채무가 417억8900만달러(약 59조4000억원)에 달해 여전히 IMF 최대 채무국으로 남아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