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도 지역·성별 격차 심해

2025-10-22 13:00:01 게재

수도권 쏠림, 경북·전남 전무

생존자 기증, 남성이 더 받아

장기이식에서도 지역과 성별 격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 뇌사추정자가 발생하더라도 실제 장기이식 수술은 수도권에서 약 70% 이뤄졌다. 생존자 장기기증에서 남성이 약 3000명 더 받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잠재적 장기기증자인 뇌사추정자는 총 1만2386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실제 총 7515건 장기이식 수술이 이뤄졌다.

하지만 전체의 약 70%(5201건)가 수도권에서 이뤄졌다. 지역별로는 △서울 54.3%(4079명) △경기 11.4%(859명) △경남 7.2%(541명) △부산 6.8%(510명) △대구 5.7%(428명) △인천 3.5%(263명) 등이다. 그런데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경북 0%(0명)과 전남 0.1%(5명)은 사실상 장기이식 수술이 전무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쏠림현상은 장기이식 수술이 가능한 대형병원과 전문 의료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방에서 뇌사 장기기증 희망자가 발생하더라도 수도권 의료기관의 의료진이 지방으로 내려가 장기를 적출한 뒤 다시 수도권 병원으로 돌아가 장기이식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광웅 대한간이식학회장(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은 “장기이식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장기 적출·이송 네트워크 구성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정부는 지역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의료기관과 의료인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생존자 장기기증에서 여성이 더 많이 기증하고 남성이 더 많이 이식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비례)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으로 장기기증 신청자(이식대기자)는 총 4만7046명으로 이중 남성이 2만9754명으로 63.2%를 차지했다. 여성은 1만7292명으로 36.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생존자의 장기기증의 경우 2020년~2025년 8월까지 총 1만3552명이 기증했다. 이 중 남성이 6587명(48.6%), 여성이 6965명(51.4%)으로 뇌사자 장기기증과 달리 여성기증자가 378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존자의 장기이식의 경우 같은 기간동안 총 1만3552명이 이식받았고 이중 남성이 8474명(62.5%), 여성이 5078명(37.5%)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남성의 장기이식이 필요할 때 여성은 기증을 해야한다는 과도한 압력을 받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생존자의 장기기증 및 이식과 관련해 성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복지부는 장기이식 인식 개선 교육 강화와 함께 장기기증 과정에서의 부당한 압력을 확인하는 제도적 보완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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