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채권 ETF서 자금 대거 이탈, 신용위험 경고
6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야누스 펀드서 이탈 주도
회사 대출 채권을 묶어 만든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주 6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투자자들이 신용 위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최신 신호로 풀이된다고 블룸버그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JP모건체이스의 리샤드 알루왈리아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을 담고 있는 ETF에서 지난주 약 5억16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이는 약 6개월 만의 첫 대량 이탈이며, 지난 1년간 주간 평균 약 4억2100만달러가 순유입된 것과 대조적이다.
블룸버그는 신용 시장 투자자들은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 홀딩스와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퍼스트 브랜즈 그룹의 파산 사태 이후 더욱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실제로는) 아마도 더 많을 것”이라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경우 특정 신용 시장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 지역은행 두 곳이 예상치 못한 사기 의심 대출 손실을 공개한 후 은행 주가 역시 타격을 입었다.
이번 주간 자금 유출을 주도한 것은 야누스 헨더슨 AAA CLO ETF(티커 JAAA)로, 총 규모 250억달러인 이 펀드는 최상위 등급 CLO 채권에 투자한다. 이 펀드에서 약 4억7600만달러가 빠져나갔는데,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환매 규모다. 이 펀드는 20일에도 다시 1000만달러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다른 신용 시장에서도 신용 품질과 대출 기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업개발회사(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가 발행한 채권의 금리차(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있으며, 일부 채권은 지난 4월 시장 혼란 이후 가장 넓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BDC는 사모 대출을 묶어 상장 펀드로 만든다.
JP모건체이스의 BDC 채권 발행 추적 지수는 160bp(1bp는 0.01%p)에서 220bp로 60bp 확대됐다. 이 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이 수준이 유지될 경우 CLO 시장으로 위험이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신용 전략 책임자인 마이클 앤더슨은 BDC 채권 스프레드가 “여전히 편안한 범위 내에 있지만, 한 단계 더 확대되는 시점에선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된 BDC 주식들이 지난 몇 주 동안 수년 내 최저치에서 거래되는 것 역시 BDC가 신용 스트레스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는 창구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고부채 차입자에 대한 부실 위험이 있음에도 사모대출 CLO와 광범위한 신디케이션 대출 CLO의 AAA 스프레드는 훨씬 더 좁은(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스프레드가 좁은 상황에서 성장 동력이 불분명해 보인다”며, 올해 예상 발행량 대비 약 20% 감소한 1400억달러에서 1500억달러 사이에서 새로운 CLO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들은 16일 보고서에서 “CLO 조달 스프레드가 좁아지고 분산이 줄었지만, 고유한 신용 우려, 4년 연속 신용 등급 강등 우세, 그리고 불확실한 거시 경제 전망이 활동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양현승·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