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가자휴전, 갈 길 먼 우크라휴전

2025-10-22 13:00:02 게재

트럼프 중동평화구상 시험대

미·러 정상회담 초반 난항

중동과 동유럽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전쟁이 모두 ‘휴전’이라는 불안정한 고비를 맞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의 인질 시신 송환 지연과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휴전 합의가 흔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 종전 회담이 준비 단계부터 삐걱거리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가자지구 사태 수습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동시에 주도하려 하지만 두 전선 모두에서 조율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해 민군협력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미 중부사령관 브래드 쿠퍼와 함께 휴전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현재 휴전은 예상보다 나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함께 국제안정화군(ISF) 창설과 가자지구 재건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군은 ISF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튀르키예와 인도네시아 등의 참여국을 조정하는 역할만 맡겠다고 선을 그었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서는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군 2명이 사망하자 이스라엘이 100여 차례의 공습을 벌인 뒤 10시간 만에 휴전 복귀를 선언했다.

하마스는 송환을 약속한 인질 시신 28구 중 13구만 전달한 상태이며, 나머지는 지하에 매몰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부정하고 일부 국경 검문소를 폐쇄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휴전이 인도적 지원의 필수 조건이라며 가자지구 전역에 식량을 전달하기 위해 모든 출입구 개방을 재차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협정을 어기고 도발을 계속할 경우 “빠르고, 격렬하며, 잔혹한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동의 동맹국들이 나의 요청에 따라 군대를 파견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하마스를 겨냥한 강경 메시지를 보냈다. 하마스 무장 해제와 ISF 파병을 포함한 ‘2단계 평화구상’ 추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미국은 러시아와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CNN은 21일 보도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간의 회담이 돌연 연기됐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회담 일정이 무기한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6일 통화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회담에 합의했으나 날짜는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 측은 “확정된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연기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상회담에는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며 아직 모든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도 “협의는 계속될 것이며 회담 개최를 위한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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