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회생’ 10년간 28조 투입…회수율 41%

2025-10-22 13:00:03 게재

기업 10곳 중 6곳은 구조조정 실패

추경호 “책임 있는 지원으로 전환”

시중은행 및 국책은행이 2015년 이후 10년 동안 부실 위기에 놓인 기업을 살리기 위해 28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구조조정 기업 10곳 중 6곳은 경영 정상화에 실패했으며, 투입된 자금의 회수율은 4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군)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10개 주요 은행이 진행한 326개 기업 구조조정 중 성공 기업은 121개, 실패 기업은 157개로 나타났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48개 기업을 제외하면 기업구조조정 실패율은 56%로 집계됐다.

은행권이 구조조정 과정에 투입한 자금은 10년간 총 28조1299억원에 달했으나 올해 8월 말 기준 회수금액은 11조5589억원으로 회수율이 41.1%에 불과했다. 특히 전체 지원금의 87.9%를 담당한 국책은행의 회수율은 산업은행 36.1%, 기업은행 34.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구조조정에 소요된 기간은 성공기업 기준으로 평균 58개월, 약 5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오래 걸린 사례는 농협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참여한 구조조정으로 169개월, 14년이 넘게 걸렸다. 농협은행에는 현재 182개월 이상 진행 중인 구조조정 기업이 있어 최장기 구조조정이라는 불명예를 또다시 농협은행이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30개 중 7개(23.3%)만 실패한 반면 중소기업은 248개 중 150개(60.5%)가 실패해 중소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대한 평가가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이뤄지며 동일한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산업구조 전환을 유도 중인 석유화학업계의 자율 구조조정도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금융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석유화학업계의 자구 노력이 늦어지면서 금융권 자금지원 규모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산업정책과 구조조정을 연계해 실효성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추경호 의원은 “글로벌 통상환경 급변으로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시기에 현행 구조조정 제도가 얼마나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부실기업을 무한정 연명시키는 관행에서 벗어나, 선제적 산업재편과 책임 있는 자금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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