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생산량 줄어도 폐기물 혼합비율은 증가
시멘트 한포대 1/4가 폐기물
국회도 주택법 개정해 “정보공개해야”
시멘트 생산량이 줄어도 폐기물 혼합비율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공개된 올 3분기 시멘트의 폐기물 혼합비율은 2분기에 비해 시멘트 생산량은 19%(153만 톤) 이상 줄었음에도, 폐기물 혼합비율이 30%가 넘는 업체가 나타날 정도로 폐기물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년 1~3분기와 비교해 시멘트 생산량은 3270만톤에서 2610만톤으로 660만톤 이상 줄었음에도, 폐기물 혼합비율은 오히려 증가해 35%를 육박하고 있다.
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박남화·김선홍·홍순명)는 “폐기물 사용 확대에 따른 시멘트의 발암물질과 중금속 우려가 커지는 만큼, 시멘트의 폐기물 혼합비율을 공개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대통령실도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국토부가 내놓기로 한 대안 제시는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계속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주택건설업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국내 7개 시멘트업체 9개 공장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매 분기마다 시멘트의 폐기물 혼합비율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7월 15일 26년 만에 최초로 시멘트의 폐기물 혼합비율을 공개한 이후 3분기 시멘트 폐기물 혼합비율을 공개했다.
3분기 시멘트의 폐기물 혼합비율은 24.34%로 사실상 시멘트 제품 한 포대에 4분의1이 폐기물로 채워지고 있다. 각 시멘트사별 폐기물 혼합비율도 한일시멘트(32.67%), 쌍용C&E 동해공장(30.77%)이 30%를 넘어설 정도로 실로 엄청난 양의 폐기물이 혼합되고 있다.
전분기와 비교해 폐기물 혼합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일시멘트였다. 시멘트 생산량이 128만4643톤(2분기)에서 106만3549톤(3분기)으로 17.21%(22만톤)이 줄었음에도, 폐기물 사용량은 28만5173톤(2분기)에서 34만7412톤(3분기)으로 오히려 21.82%(6만2000톤)이나 증가했다.
삼표시멘트는 시멘트 생산량이 22.13%로 가장 많이 줄었음에도, 폐기물 사용량은 15.65% 상승했다. 시멘트업체 중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는 쌍용C&E 동해공장도 시멘트 생산량이 2분기 186만5082톤에서 3분기 161만1006톤으로 13.62%(25만 톤) 넘게 줄었음에도 폐기물 사용량은 45만1626톤(2분기)에서 49만5776톤으로 9.78%(4만4000톤) 늘었다.
2분기 시멘트공장의 평균 폐기물 혼합비율이 21.41%였으나, 3분기에는 24.34%을 기록하며 3개월 만에 전체 공장의 평균 혼합비율이 3%p 가까이 상승했다.
시멘트의 폐기물 혼합비율이 최고 32%를 넘어 35%를 육박하면서 폐기물 사용 시멘트로 지어진 건물에서 생활하는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폐기물 사용량이 가장 많은 한일시멘트(32.67%)와 가장 적은 한라시멘트(18.30%)의 간극이 14.37%p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택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진석 의원과 황운하 의원이 발의한 주택건설사업자에게 폐기물 사용 시멘트의 정보공개 의무를 부여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위원회는 “대통령실도 9월 9일 범대위와의 간담회에서 국민 안전을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며 “정작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업무인 국토교통부가 반대를 계속하면서 제도개선에 소극적으로 나온다면 국민적 지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시멘트 범대위는 “시멘트공장의 폐기물 사용량 편차가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 집에 폐기물 혼합비율이 몇%짜리 시멘트가 사용되었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은 반드시 빠른 시일내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