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자동화·감원으로 효율 강화…고용축소 예고

2025-10-23 13:00:02 게재

아마존 창고 75% 자동화

메타는 AI 600명 감원

아마존이 물류창고 업무의 75%를 자동화하는 ‘단계적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부 전략 문서를 바탕으로 한 이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로봇 도입으로 2027년까지 미국에서 필요 인력 약 16만명을 추가 채용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고, 2033년까지 판매 물량을 두 배로 늘리면서도 미국 내 인력 확대 없이 운영하는 방안을 이사회에 제시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채용이 필요하지 않은 인원”이 60만명을 넘는다는 계산이다. 자동화로 상품 하나를 고르고, 포장하고, 배송하는 전 과정의 단가를 품목당 약 30센트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아마존은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에 최신식 로봇 물류센터를 열고 차세대 모델을 시험 중이다. 현장에는 로봇이 천 단위 규모로 가동되며, 해당 설계는 2027년 말까지 약 40개 시설로 복제된다. 조지아주 스톤마운틴의 기존 센터는 로봇 시스템 도입 후 처리 물량을 늘리면서도 최대 1200명의 인력이 덜 필요할 것으로 내부 분석은 본다. 회사는 최종 인원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팬데믹 이후 급팽창한 인력·설비를 ‘효율성’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2024년 이사회 보고 과정에서 로봇화 비용은 100억달러 미만으로 낮추고, 2025~2027년에 126억달러 절감 효과를 내는 방안이 제시됐다. 아마존은 전 세계에 로봇 100만대를 운영 중이라고 밝혀왔으며, 장기적으로는 로봇을 관리·정비하는 기술직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다만 고용 지형 변화에 따른 지역사회 파장을 회사 내부에서도 의식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문서에는 ‘자동화’나 ‘AI’ 대신 ‘첨단 기술’ 같은 표현을 쓰고, 지역 행사 참여 확대 등으로 기업 이미지를 관리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NYT에 “문서는 특정 조직의 관점일 뿐 전체 채용 전략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딧 마단 글로벌 오퍼레이션 총괄은 “한 부분의 효율성만으로 전체 영향이 설명되지는 않는다”며 농촌 배송기지 확대 등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광범위한 파급을 경고한다. 다론 아제모글루 MIT 교수는 “아마존만큼 자동화를 찾아낼 유인이 큰 곳은 없다”며 “이 방식이 수익을 내는 것으로 증명되면 다른 기업에도 퍼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계획이 현실화하면 미국의 가장 큰 고용주 중 하나가 순고용 창출자가 아니라 순고용 축소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빅테크의 내부 다이어트는 인공지능 조직에도 번지고 있다. 메타는 22일 핵심 AI 조직인 ‘초지능 연구소’에서 약 600명 감원을 시작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회사는 최근 수년간의 과도한 인력 확충으로 불어난 조직을 정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부 인력의 타 부서 재배치도 검토 중이다.

두 사례 모두 성장보다 운영효율에 무게를 주는 흐름을 보여준다. 아마존은 로봇 투자로 단가 절감과 채용 억제를, 메타는 선택과 집중으로 연구개발 효율을 노린다.

자동화가 기술직 수요를 부르는 반면, 단순 반복 업무는 줄어드는 ‘일자리 재편’이 물류·유통을 넘어 다른 산업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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