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보조제 사용 늘고 건강 생활습관은 줄어
부모 10명 중 3명 영양제 사용
스마트폰, 수면 부족 개선 안돼
학부모 10명 중 3명 꼴로 자녀 성장 보조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운동 수면 식습관 개선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 키 성장 보조제 사용은 늘고 생활습관 개선은 뒷전인 모양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진행한 전국 학부모 2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바른 성장 및 건강한 생활습관 실천에 대한 사회적 인식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학부모 10명 중 3명은 키를 키우기 위해 자녀에게 키 성장 보조제 (28%) 및 칼슘 (33.9%), 비타민D (32.4%)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만 5~6세 미취학 아동의 경우 칼슘, 비타민D 섭취 비율이 약 40%로, 어린 나이부터 영양제를 복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래보다 작은 키를 보이는 아이의 경우 키 성장 보조제 사용률이 39.6%로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그러나 키 성장 보조제의 실제 효과에 대해 응답자의 75.7%가 ‘보통’ 혹은 ‘효과가 없음’이라고 답해, 기대만큼의 성과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남성은 평균 180.4cm, 여성은 평균 166.7cm까지 성장하길 바란다고 응답했다. 현재 한국 성인 평균 신장보다 각각 약 5cm 이상 큰 수치다.
황일태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회장은 “성장은 단기간의 주사나 보조제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며, 성장호르몬이나 성장 보조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습관 조사 결과, 스마트폰은 자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자기기였다. 초등학생에도 주중 43.5%, 주말 66.5%가 하루 2시간 이상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20.4%가 하루 2시간 이상 사용한 것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수면 부족은 이어졌다. 2025년 조사결과에서 성장에 중요한 시기인 초등학생의 36.3%가 하루 8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한다고 보고됐는데, 2016년 조사의 35.2%보다 증가한 수치로 세 명 중 한 명꼴로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지 못했다.
운동 부족도 심각한 수준이다. 절반 이상이 (55.3%) 주 3회 미만 운동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여고생의 42.4%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신체활동이 부족한 원인으로는 ‘아이가 너무 바빠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63.5%로 가장 많았다.
식습관 문제도 이어졌다. 하루 세 끼 식사를 지키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20%였다. 특히 여고생의 40%는 하루 두 끼 이하로 식사했고 25.4%는 아침을 거른다고 응답하여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이해상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홍보이사는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수면 부족, 운동 부족, 불규칙한 식습관 문제가 10년간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는 문제가 미취학 자녀 시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조기 개입과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