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공무원 머리 맞대니…AI혁신센터·의료자족도시

2025-10-27 13:00:23 게재

금천구 개청 30주년 ‘소망목록 30’ 공개

서울 이끄는 4대 경제도시로 도약 목표

“처음 이사 왔을 때는 구로 독립한지 얼마 안됐고 항상 강남하고 비교됐어요. 교통사고에 걷기도 힘든 언덕길 투성이고…. 지도에 우리 동네는 나오지 않았다니까요.”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서 25년째 살고 있는 최혜영 전진상의원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최근에는 산책로를 비롯해 생활 곳곳에 변화가 느껴지고 살고 싶은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며 “30년간 잘 쌓아 왔다”고 말했다.

개청 30주년을 맞은 금천구가 주민·공무원과 머리를 맞대고 다시 한번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27일 금천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15일 서른번째 구민의 날을 맞아 기념행사를 열고 ‘미래전략 소망목록(버킷리스트) 30’을 발표했다. 유성훈 구청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영등포 구로를 거쳐 지난 1995년 금천구로 출발한 이후 그간 성과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핵심 전략을 공유했다. 주민과 공무원 600여명이 자리해 미래를 향한 첫 걸음을 함께 내디뎠다.

유성훈 구청장이 지난 15일 구민의 날 기념식에서 미래 30년을 위한 소망목록 30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금천구 제공

소망목록 30은 주민과 공무원이 올해 초부터 준비해온 결과물이다. 금천구는 올 초 부서별 공무원 90명이 참여하는 전담반(TF)을 꾸리고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지역 미래를 좌우할 분야별 대표사업을 선정했다. 총 30개로 범위를 좁힌 뒤 지난 여름 동별로 진행한 주민총회와 온라인 투표를 통해 주민들 의견을 묻고 대표 10개를 정했다.

경제도시 분야에서 주민들 공감대가 큰 사업은 공군부대 부지 복합개발과 지(G)밸리 내 인공지능 혁신센터 조성이다. 독산동 공군부대 부지를 인공지능 신산업 육성도시로 조성하고 연계된 지밸리를 ‘디엔에이(Data Network AI) 산업’ 중심지로 도약시키는 구상이다. 유 구청장은 “지밸리 내 공공부지를 개발해 공유사무실, 창업기업 공간과 함께 기업지원을 위한 공공기관을 집적화해 고밀도 기업성장 지원시설로 만들 것”이라며 “청년 창업과 전문 인재 유입을 위한 정주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서울시내 유일한 국가산업단지인 지밸리를 기반으로 서울을 이끄는 4대 경제도시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현재 지밸리에는 1만5000개 기업이 입주해 있고 노동자 14만명이 일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과 인공지능 기업이 2754개로 서울 71%, 전국 35%에 달한다. 유 구청장은 “디엔에이 기업 분포는 서울시 2위”라며 “적극적인 행정 지원으로 기존 기업 성장과 발전을 돕고 기업 유입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구민의 날 기념식에서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 사회공헌에 앞장선 기업인상을 시상했다.

교육·복지 분야에서 1순위 사업이자 주민 선호도가 가장 높은 대형 종합병원 설립은 가장 먼저 이루어질 소망이다. 대부분 사전 절차가 마무리 됐고 내년이면 착공한다. 오는 2031년 개원하면 금천은 의료 자족도시로 발돋움하게 된다.

주민들은 이와 함께 철도 기반시설 강화, 금천구청역사 복합개발, 금빛 미래를 여는 금천형 공교육, 권역별 노인여가복합시설 등을 우선 소망한다고 꼽았다. 이명지 독산동 지혜의숲작은도서관 관장은 “금천은 공동체가 활발하고 주민자치가 활성화돼 있다”며 “차근차근 풀어낸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천구는 구민의 날 행사에 이어 지속적으로 소망목록을 주민들과 공유하며 함께 꿈을 키워갈 계획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지방자치 30년 동안 주민들 열정과 헌신 덕분에 눈부신 성장을 했다”며 “금천 발전은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여정인 만큼 모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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