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의 신약개발 응용 확산

2025-10-28 13:00:20 게재

10년 15년 걸리던 신약개발

며칠 만에 완료할 수 있어

양자컴퓨팅을 신약개발에 응용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약물 분자와 표적 단백질 간의 복잡한 양자역학적 상호작용을 원자 수준에서 정확히 시뮬레이션하여 기존 10~15년 걸리던 신약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글로벌제약바이오 동향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IBM 구글 주도의 양자컴퓨팅 헬스케어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IBM과 제약회사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협업하여 양자컴퓨터 기술을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하려는 스타트업과 연구팀을 대상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 대상 기업 중 핀란드 알고리드믹(Algorithmiq)은 표적 항암제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 크래들(Qradle)은 구글 AI를 뛰어넘는 단백질 시뮬레이션 정확도를 달성했다.

구글 양자 AI와 독일 제약사 베링거 인겔하임은 세계 최초로 글로벌 제약회사와 양자컴퓨팅 기업 간 본격 협력을 추진했다. 이 협력은 컴퓨터 지원 약물 설계(CADD) 기술과 인 실리코(In Silico) 연구에서 성과를 이뤄 약물-단백질 결합 예측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인 실리코 연구는 실제 실험실이나 생체 내 실험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수학적 모델링으로만 연구를 진행하는 방법이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올 6월 아이온큐, 아마존 웹서비스(AWS), 엔비디아와 협력해 양자컴퓨터로 화학반응을 빠르게 분석하는 기술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실험은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터를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와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결해 이뤄졌다. 기존과 같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도 몇 달 걸리던 계산을 며칠 만에 완료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AI 신약개발 기업 인세리브로(inCerebro)가 양자역학 기반 AI 신약개발 플랫폼 마인드(MIND)를 개발했다. 양자물리학 법칙을 직접 적용해 분자 상호작용을 예측하여 신약 후보 물질 발굴 성공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또한 인세리브로는 삼진제약과 2022년부터 AI를 이용한 신약개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는 올 3월 연세대학교 사업단과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신약개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리가켐은 항체-약물 결합체 ADC 기술과 양자컴퓨팅을 결합해 기존보다 훨씬 정확하고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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