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엔비디아에 도전장…AI 칩 시장 진출
올해·내년 새 칩 연속 출시
저전력 모바일 기술력 과시
모바일 칩 강자 퀄컴(QCOM)이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칩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특히 이미 훈련된 모델을 운영하는 ‘추론(Inference)’ 작업에 특화된 칩을 핵심 승부수로 출시했다. 이는 AI 학습용 칩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는 동시에, 저전력과 저비용을 강점으로 내세워 급성장하는 추론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AI200’으로 명명된 이 칩은 2026년부터 출하되며, 단독 부품이나 기존 장비에 추가할 수 있는 카드 형태, 또는 퀄컴이 제공하는 완전한 서버 랙의 형태로 공급된다. 첫 고객은 사우디아라비아 AI 스타트업 휴메인(Humain)으로, 2026년부터 이 새 칩을 기반으로 200메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27일 전했다.
퀄컴은 2027년에는 ‘AI250’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칩은 부품 형태로만 공급될 경우 엔비디아나 다른 경쟁사 프로세서 기반 장비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완전한 서버 형태로 공급되면 이들 칩 제조사들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이 소식에 퀄컴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최대 15% 급등하며 6개월여 만에 가장 큰 장중 상승폭을 기록했다.
퀄컴은 데이터 센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모바일 기술 기반의 전력 효율성과 새로운 메모리 기능으로 승부를 걸었다. 새 제품은 배터리 수명 저하 없이 AI 작업 속도를 높이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며,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거쳐 이제 데이터 센터급 칩으로 규모가 확장됐다. NPU는 배터리 수명 저하 없이 AI 관련 작업 속도를 높이도록 설계된 일종의 칩이다.
회사 선임 부사장 두르가 말라디(Durga Malladi)는 퀄컴이 “이 분야에서 침묵을 지키며 시간을 갖고 내실을 다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퀄컴이 하드웨어 기반 서버 랙 배치를 위해 이 칩들의 최대 구매 기업들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말라디 부사장에 따르면 퀄컴의 새 칩은 전례 없는 수준의 메모리를 제공한다. 이 칩들에는 최대 768기가바이트(GB)의 저전력 다이내믹 랜덤 액세스 메모리(LPDRAM)가 탑재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