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역합의엔 신중…조선업 협력 부각

2025-10-28 13:00:35 게재

베센트 “아직은 아냐” … 트럼프 “배 더 만들 것”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트럼프행정부가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에 신중론을 피력하며 최종 조율의 난항을 드러냈다. 하지만 조선업 분야에서는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을 적극 강조해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동 의지를 밝혔다. 26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전까지 한미 무역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라는 질문에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적인 틀은 마련됐지만 세부사항이 많고 매우 복잡한 협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아시아 순방 출발 전 “협상이 타결에 매우 가깝다. 그들이 준비됐다면 나도 준비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막판 조율이 길어지면서 최종 타결 시점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24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투자방식 금액 시간표 손실공유 배당 등 여전히 쟁점이 많다”며 “지연이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미국 행정부는 조선업 협력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더 많은 배를 만들고 싶다. 수많은 회사가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미국에는 사용 가능한 조선소도 많다”며 “과거 조선 강국이었던 미국의 조선업을 되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한국은 조선업 분야에서 미국에 투자할 훌륭한 계획을 갖고 있고 일부는 이미 실행됐다”며 “현재는 그 투자를 어떻게 가장 잘 이행할 수 있을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비관세 장벽 중 많은 부분이 해결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농산물 검역과 위생기준 등 비관세 장벽 해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지난 7월 30일 조선업 1500억달러를 포함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미국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 제품에 부과하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투자 펀드의 구성방식과 이행시기를 두고 세부조율이 이어지며 후속 협상이 3개월째 진행 중이다.

29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협상에 획기적 진전이 있을지 여부는 유동적이다. 그러나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양국의 실질협력은 이미 가시화 단계에 접어든 모습이다. 산업 재건을 노리는 미국과 기술력·자본을 갖춘 한국이 조선업을 고리로 협력을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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