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IPO 시동…구조개편 타결

2025-10-29 13:00:00 게재

비영리법인에서 공익법인으로 탈바꿈 … MS지분 27%, 올트먼은 지분 미확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 소재 OpenAI 데이터센터를 시찰한 후 질의응답(Q&A) 시간에 미국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당, 텍사스)이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클레이 마구아르크, Open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28일(현지시간) 구조 개편에 전격 합의하면서 오픈AI의 기업공개(IPO)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비영리 조직의 제약을 해소하고 본격적인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합의로 5000억달러 가치의 오픈AI는 비영리 법인이 재무적 성과에 대한 지분을 갖고 통제하는 공익법인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올트먼 CEO는 한 라이브 방송에서 챗GPT 같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훈련하고 구축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고려하면 기업공개가 회사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올트먼은 향후 몇 년간 약 30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1조40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1기가와트(건설비 최대 500억달러로 추산) 전력을 생산하는 데이터센터를 매주 하나씩 짓고, 건설 비용을 200억달러까지 낮추고 싶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올트먼과 최고과학책임자(CSO) 야쿱 파초키는 오픈AI를 단순한 제품 회사가 아닌 다른 기업들이 자신들의 도구와 서비스,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바꿀 계획도 피력했다. 올트먼은 “우리가 쌓아온 기술과 사용자 기반으로 전 세계가 놀라운 회사와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이번 소식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초기에 더 많이 투자했어야 했다”며 “오픈AI가 내년에 상장한다면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IPO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이터는 이번 합의는 2019년 양사 협정 이후 오픈AI가 자본을 조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었던 제약들을 모두 없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챗GPT의 폭발적 인기 이후 컴퓨팅 자원 확보를 둘러싼 이 문제는 양사 간 긴장을 부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말 올트먼이 일시적으로 해임되는 사태가 벌어진 후 이번 논의가 시작됐는데, 당시 사건은 오픈AI의 독특한 구조가 투자자와 사업 파트너들의 권한을 제한한다는 문제를 부각시켰다.

오픈AI 대변인은 지난해 논의와 달리 올트먼이 재편된 회사에서 지분을 받지 않을 것이며, 연간 약 7만6000달러를 받는 그의 보수에도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출범하는 오픈AI 그룹 공익법인은 일반 회사처럼 운영되며 올트먼의 권한을 강화하고 자금 유치와 산업 형성에 더 큰 재량권을 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가 만드는 소비자 하드웨어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지 않으며, 컴퓨팅 제공업체로서의 우선 거부권도 잃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27% 지분을 보유하며 오픈AI는 여전히 비영리법인인 오픈AI 재단의 통제를 받게 된다.

이번 계약에서는 AI 시스템이 고학력 성인 수준에 도달하는 인공일반지능(AGI)을 달성했는지를 독립 패널이 판단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가 AGI에 도달하더라도 최소 2032년까지는 일부 제품과 AI 모델을 쓸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2500억달러어치 구매하기로 했고, 두 회사는 이를 통해 장기 협력 관계를 이어가게 됐다.

오픈AI는 향후 수년간 수익의 약 20%를 마이크로소프트와 나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그룹 지분 가치를 약 1350억달러로 평가하는데, 이는 기존 138억달러 투자 대비 거의 10배에 달하는 수익이다. 이 소식에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2% 올라 시가총액이 다시 4조달러를 넘어섰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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