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일본 국채금리 급등 우려
채권시장, 군비증액 촉각
5500억달러 투자도 부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의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일본 국채(JGB)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 일본에 군사비를 대폭 늘리라고 바로 압박할 경우, 국채 추가 발행으로 장기 금리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달 초 다카이치 총리의 깜짝 당선만으로도 금리가 수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군비 증액 압박이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류타로 기무라 선임 채권 전략가는 “보수 정치인으로서 다카이치 총리의 국방에 대한 강한 관심을 고려할 때, 그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만한 상대로 비춰질 수 있으며, 이는 일본의 재정 전망과 JGB 금리 안정성, 특히 초장기 JGB에 잠재적인 위험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와의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군사 능력을 실질적으로 증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일본의 F-35 전투기에 사용할 미국산 미사일을 일본에 인도하도록 승인했다.
시장은 또한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 협정 하에 합의한 5500억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펀드를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최고 무역 협상가였던 아카자와 료세이는 투자 수단이 외환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주 취임 직후 국회 연설에서 일본의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는 시한을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동맹국들이 군사 비용 부담을 더 크게 분담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요구와 일맥상통한다.
국방비 증액은 더 많은 채권 발행을 의미할 수 있는데, 다카이치 총리가 증세 없이 정부 수입을 늘리려 한다고 밝힌 후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불안해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또한 인플레이션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경제 대책 패키지를 지시했으며,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를 위한 추가 부채 발행이 필요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SMBC 닛코 증권의 미키 덴 선임 금리 전략가는 “국방비가 증가하면 자금 조달 옵션은 국채 발행 또는 세금 인상으로 귀결된다”며, “국채 발행이 유력해 보이며 이는 금리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일본의 외화 발행자 신용등급을 A1으로 재확인했는데, 이는 일본의 리플레이션(경기 부양을 통한 물가 상승 유도) 추진력과 재정 건전화를 향한 재정 정책을 반영한 것이다. 무디스는 일본의 부채 부담이 느린 속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GDP 대비 200% 이상인 수치가 향후 10년 내내 높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덴 전략가는 “실제로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달러-엔 환율이 상승해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인상하기 더 쉬워질 수 있다”며, “이는 금리 인상 기대를 높이고 중기 금리를 밀어 올려 수익률 곡선을 평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BOJ의 정책 회의에서 향후 경로에 대한 어떠한 지침이라도 나올지 예의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익일물 지표금리 스와프는 연말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50%로 보여주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