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막판까지 이어지는 ‘김현지 공방’

2025-10-29 13:00:21 게재

국민의힘 “국회에 답변, 공직자 책무”

개혁신당 “추가 영상 공개 가능” 합세

“오전만 출석” 제안엔 “명분쌓기용”

다음달 6일 있을 대통령실 국정감사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국감 시작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김 실장 증인 채택’ 문제는 국감이 끝날 때까지 여야 대치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오전만 출석’과 ‘전일 출석’을 놓고 타협점을 찾지 못한 여야는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시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김 실장의 출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여당은 정쟁용 공세에 불과하다며 맞서고 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김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 인사 개입과 각종 특혜·예산 논란 등 여러 의혹의 중심에 있다”며 “국민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공직자가 국회에서 성실히 답변하는 것은 헌법상의 책무이자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의 장관 후보자 인사 개입, 대북 송금 사건 변호사 교체 개입, 백현동 개발 사업 관련 시민단체 활동 등 국감이 진행되며 새롭게 불거진 사안들에 대해 문제 제기하며 증인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개혁신당도 김 실장 관련 미공개 영상을 추가로 공개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기인 사무총장이 과거 성남시에서 활동하면서 자료들을 외장 하드에 잘 챙겨놓고 있다”며 추가 영상 공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과거 김 실장이 당시 이재명 변호사와 함께 성남의료원 조례 폐기 항의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지난 22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 받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월급만 받고 감시는 받지 않겠다라는 선언을 명확히 하는 순간 저희는 그런 걸 공개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실장 출석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국정 발목잡기용 증인 채택에 반대한다면서도 국감 당일 ‘오전 출석’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형식적인 출석에 불과하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28일 운영위 여야 간사인 문진석 더불어민주당·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2시간가량 증인 채택 논의를 벌였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문 수석부대표는 “김 실장이 국감 당일 오후 2시 대통령 일정을 소화해야 해 오전 중으로 출석토록 하자고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에서 받아주지 않아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 수석부대표는 “국감 당일 오전에만 증인으로 출석시키겠다고 했는데 오전에는 각종 업무보고가 진행되므로 사실상 1시간밖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형식적인 출석 명분 쌓기용”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전에 맛보기형 출석을 시키려는 이유가 뭔지는 명확하다”면서 “어떻게든 김현지 여사에 대한 질문을 할 기회를 최소화해서 막아보고 부정적인 여론은 잠재워보고자 오전 참석이라는 카드로 생색만 내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야당이 충분한 질의응답을 위해 주 질의 시간 전체에 출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29일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도 여야 간의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