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금융투자업권 만난 금융위원장
“혁신을 후원하는 모험자본 중요성 크게 부각”
코스닥벤처투자펀드에 공모주 우선배정 확대
종투사 지정 신속하게 추진, PEF 책임투자 강조
30일 오전 코스피가 4100선을 넘어서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투자업권을 만나 모험자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금융투자업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협회장 및 17개 증권사·자산운용사 CEO와 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을 후원하는 모험자본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으며 모험자본 생태계의 최전선에 있는 금융투자업권에 대한 기대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업계에 대해 ‘진정한 의미의 투자은행(IB)’으로서 모험자본 공급을 선도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확대를 통해 대형 IB가 발행어음과 IMA(종합투자계좌)로부터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종투사에 모험자본 공급을 의무화하는 제도개선을 진행 중이며, 종투사 지정을 심사가 완료되는 순서대로 신속 추진해 모험자본 공급이 지체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중심의 투자는 그 자체로 모험자본 공급을 줄일 뿐 아니라 부동산 경기 침체시 업권의 건전성 저하로도 이어지므로 이를 개선하고 보다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해 나갈 것”이라며 “증권업계는 기업금융의 핵심플레이어로서 투자대상 기업 발굴의 전문성을 확충하고 체계적인 투자 프로세스를 구축하면서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서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업계에 대해서도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자산운용사의 모험자본 기능을 강화해 국민과 기업성장의 과실을 연결하겠다”며 “오랜기간 논의돼 온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가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고, 코스닥벤처투자펀드(코벤펀드)의 공모주 우선배정비율도 연내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DC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성장 가능성이 큰 벤처기업·혁신기업 등에 분산투자하는 공모펀드로 내년 3월 17일 관련 법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시행 즉시 인가를 추진해서 내년 2분기 상품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코벤펀드에 대한 공모주 우선배정 인센티브는 현행 25%로 돼 있지만 더 확대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일반 국민들께서는 재정과 세제지원을 통해 육성한 혁신기업의 성과를 온전히 공유받기 어려웠지만 BDC와 코벤펀드 등 공모형 펀드를 통해 일반 국민들도 초기 기업에 소액으로 손쉽게 투자해 기업 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운용업계는 축적된 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BDC의 안착과 코벤펀드의 활성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그 성과를 국민께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촉발된 사모펀드(PEF) 문제와 관련해서는 책임투자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PEF 투자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투자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글로벌 정합성에 맞게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며 “PEF 업계는 왜 PEF가 사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비춰지게 되었는지 스스로 성찰하고, 제도개선에 대한 적극적 협력을 넘어 전면적인 자기 쇄신에 나서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국민성장펀드에 대한 출자, 국민참여형펀드 조성·운용 등 첨단산업과 지역균형발전 사업 투자에 적극적인 참여하겠다”며 “BDC 상품 출시도 적극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PEF 업계는 “사회적 책임투자(SRI) 확산을 위해 PEF협의회 내에 관련 위원회를 출범시키고, ESG, 사회적가치 창출, 산업의 건전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