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관세 비용으로 적자 전환
포르쉐 전기차 계획 조정
트럼프 관세 여파 겹쳐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포르쉐 전기차 사업 부문 계획 조정에 따른 손실과 미국의 고율 관세가 겹치면서 올해 최대 50억유로(약 7조3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3분기 13억유로의 영업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8억유로 흑자를 기록했으며, 시장 전망치(17억유로 적자)보다는 선방했다.
이번 손실에는 포르쉐가 신형 전기차 출시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 휘발유 및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당기기로 한 데 따른 47억유로의 손상차손이 반영됐다. 폭스바겐은 이미 지난 9월 감액을 예고했으며, 포르쉐의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전략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 최고재무책임자(CFO) 아르노 안틀리츠는 “관세 영향은 계속될 것”이라며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과 효율화 조치를 엄격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 개선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은 폭스바겐에 특히 큰 타격을 주고 있다. FT는 폭스바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유럽 기업 중 하나”라고 전했다. 반면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은 2025년 관세 노출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폭스바겐은 연간 실적 전망은 유지했다. 올해 자동차 부문 현금흐름은 0에 근접하고, 영업이익률은 2~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9%였다.
폭스바겐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코로나 봉쇄 여파로 24억유로 손실을 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인력과 생산설비를 축소하는 비용 절감 계획을 시행 중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