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 2.6% 올라…작년 7월 이후 최대상승

2025-11-04 13:00:01 게재

농축수산물(3.1%) 가공식품(3.5%) 외식(3.0%) 고공행진

환율영향 석유류 4.8% 상승 … 경유 8.2%·휘발유 4.5%↑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7월(2.6%) 이후 최고, 올 들어 가장 높은 2.4%를 기록했다. 먹거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환율 상승과 단계적 유류세 인하 축소 등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정부는 다가오는 김장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4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경동시장서 농축산물 물가 현장 점검 김민석 국무총리가 3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 농축산물 물가 상황을 점검하며 상인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먹거리가격 급등 =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까지 1% 후반~2% 초반대에서 등락했다. 하지만 10월 들면서 2% 중반대로 뛰었다. 10월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2.6%)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와 석유류, 서비스 가격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였다.

상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3.1% 올랐다. 농산물(1.1%)이 상승세로 전환했고, 축산물(5.3%), 수산물(5.9%)도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쌀(21.3%), 사과(21.6%), 돼지고기(6.1%), 국산쇄고기(4.6%), 고등어(11.0%), 찹쌀(45.5%), 달걀 (6.9%) 등의 상승폭이 특히 컸다.

공업제품(2.3%) 가운데 가공식품은 3.5% 상승했다. 빵(6.6%), 커피(14.7%) 등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석유류는 4.8% 올라 올해 2월(6.3%)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가격 상승폭을 나타냈다. 경유는 8.2%, 휘발유는 4.5%씩 가격이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0.4% 상승했다. 상수도료가 3.8% 올랐지만 도시가스(0.4%), 지역난방비(0.3%), 전기료(-0.4%) 등은 안정세를 보였다.

◆개인서비스 가격도 상승세 = 서비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5%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1.2% 오르는데 그쳤지만 개인서비스(3.4%) 가격이 크게 올랐다. 외식은 3.0%,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는 3.6%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16.3%), 공동주택관리비(3.8%), 해외단체여행비(12.2%), 생선회(외식·4.7%)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잦은 비로 쌀 출하시기가 지연되면서 상승폭을 키웠다”며 “과실의 경우에도 잦은 비로 인해 사과 출하가 지연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석유류 가격과 관련해서는 “석유류는 작년 10월에 10.9% 하락했던 기저효과와 최근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유류세 인하율 축소 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지난해 7월(2.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5% 올랐다. 가계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3.0% 상승해 높은 수준을 지속했고, 식품 이외 품목은 2.2%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0.8% 하락했다. 신선어개가 6.2%, 신선과실은 10.8% 상승했지만 신선채소는 14.1% 하락했다.

◆물가안정 총력지원 방침 = 정부는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를 기록했다”며 “작년도 기저효과와 함께 잦은 강우, 장기 연휴로 일부 농산물 가격과 숙박·여행 등 서비스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민생경제의 핵심’인 생활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특히 “갑작스러운 추위 등 기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장 정부는 다가오는 김장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정부 가용물량 등을 활용해 배추와 무를 4.7만톤 이상 공급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500억원을 투입하여 김장채소, 돼지고기 등을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김장철 할인행사를 추진한다.

2030년까지 수산물 유통비용률 10% 절감을 목표로 수산업 유통구조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하고 산지거점유통센터 및 소비지분산물류센터를 확충하는 등 유통경로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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