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해외주식 순매수 10조원 육박
10월 한 달 간 AI·빅테크 주식 확대하며 역대 최대 규모 기록 … 양자컴퓨터 투자 급증
지난달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하며 상승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이 10조원에 육박했다. 인공지능(AI)과 대형 기술 기업(빅테크) 주식을 확대하고 가상자산 선호, 양자컴퓨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 주식의 수익률이 해외주식을 크게 웃돌면서 향후 해외주식 투자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오늘부터 시작되는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재개가 해외주식거래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9월보다 순매수 규모 2.45배 증가 =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0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순매수 금액은 68억1300만달러(약 9조7494억원)로 나타났다. 지난 9월 27억7231만달러(약3조9671억원)보다 2.45배 더 늘었다.
AI·테크 종목 투자는 9월 16억2000만달러에서 10월 32억5000만달러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미국 주식 순매수의 47.4%를 차지했다. 애플을 제외한 6개의 ‘매그니피센트 7(M7) 주식이 순매수 상위 50위 내 포함됐다. 특히 엔비이아와 메카는 2위와 5위를 차지했다.
M7 관련(인버스 제외) 순매수 규모는 12억달러로 전월 5억3000만달러에서 크게 증가했다. M7이 아닌 AI 테마 주식 순매수 규모 또한 20억5000만달러로 전월 11억9000만달러에서 급증했다.
이다영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기대감 및 양적긴축(QT) 종료 가능성이 부각 된 가운데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 호조 등으로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발표되기 시작된 14일 이후 3분기 주당순이익 (EPS)은 3.8% 상향 조정됐다. JP모건은 2025년과 2026년 EPS를 각각 0.5%와 +0.4% 상향 조정하며 내년까지 기업실적 개선세 지속을 전망하기도 했다.
홍콩·중국도 순매수 상위권을 반도체·로봇·EV·AI 등 첨단 기술주가 차지했다.
◆양자컴 종목, 증시 변동성 큰 상황 = 양자컴퓨터 투자도 급증했다. 10월 양자컴퓨터 주식(아이온큐·퀀텀컴퓨팅)에는 총 7억7000만달러가 투자됐다. 구글·IBM의 최신 연구로 상용화 기대감이 상승한 가운데 JP모건 등의 투자 소식, 미국 정부투자 기대가 매수 심리를 자극하며 아이온큐가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다만, 기술 상용화 등이 부진한 상태에서 아직은 증시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달 16일엔 주가가 (리게티 -14.86%, 디웨이브 -9.65%, 아이온큐 –9.42%) 대폭 조정을 받기도 했다.
AI 투자 확대를 위한 대형 기업들의 자금 조달 리스크도 우려사항이다. 대형 AI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조달의 풍선효과와 차입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은 앞으로 경계해야 할 부문이다.
한편 이 연구원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빅테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최근 국내 주식의 수익률이 해외주식을 크게 상회하면서 향후 해외주식 투자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