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소규모 은행, 트럼프 암호화폐 제국 건설 도와
도미나리 주가 580%↑
무명 탈출, 암호화폐 중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문은 암호화폐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두 소규모 투자 은행을 활용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도미나리 홀딩스는 맨해튼 트럼프 타워에, 요크빌 어드바이저스(요크빌)은 뉴저지의 고물상과 장례식장 사이에 위치한다.
이 두 회사는 무명에서 벗어나 올해 트럼프 측이 체결한 일련의 암호화폐 거래의 중심으로 최근 급부상했다. 대통령 행정부가 부추긴 디지털 자산 붐을 적극 활용한 결과다.
요크빌은 올해 트럼프 미디어 테크놀로지 그룹(TMTG)의 25억달러 규모 비트코인 매입과 ‘아메리카 퍼스트 테마’ ETF 5개 출시를 지원했다. 8월엔 TMTG가 암호화폐 크로노스를 10억달러어치 매입하는 것도 도왔다.
2001년 마크 안젤로가 설립한 요크빌은 주로 재정난을 겪는 소규모 기업에 750건 이상 투자해왔다. 요크빌이 TMTG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 사용한 방식은 스탠바이 주식 매입 계약(SEPA)이다. 이는 TMTG가 필요할 때마다 최대 25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시장 가격보다 2.75% 할인된 가격으로 요크빌에 매각하고 현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요크빌은 할인된 주식을 시장에 매도하여 수익을 얻는데, 이러한 대규모 매도 물량은 주가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기존 주주 가치를 희석시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요크빌은 2008년까지 3년 동안 2억7200만달러의 과세 소득을 올렸으나, 글로벌 금융 위기 동안 3억5200만달러 손실을 봤다. 2012년엔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6년 후 소송이 기각됐다.
도미나리 홀딩스는 2021년 트럼프 타워에서 5명의 직원과 함께 시작했다. 현재 약 70명의 팀을 이끌며 2023년 5월 이후 200건 이상의 기업공개(IPO), 후속 공모, 사모 배치를 진행했다.
둘째 에릭 트럼프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2월에 도미나리 자문위원회에 합류했으며 회사 주식의 약 12%를 보유하고 있다. 에릭이 합류한 뒤 도미나리 자회사는 아메리칸 비트코인으로 이름을 바꿔 6개월 만에 상장됐다. 에릭 트럼프는 3억달러가 넘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도미나리는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도 지원하며, 방위 산업체 안두릴과 AI 그룹 데이터브릭스 등에 대한 초기 투자도 진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의 자문위원회 합류 공시 전 6주 동안 도미나리 주가는 580% 상승했다. 6월 분기 매출은 2024년 대비 520% 급증했으며, 주가는 올해 약 350% 상승한 가격를 유지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