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데이터센터 외산 칩 퇴출
자국산 칩 의무화 지침
완공 30%미만 시설 칩 철거
중국 정부가 국가 자금을 지원받은 새로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자국산 인공지능 칩만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지침을 발표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해 로이터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규제 당국은 완공률이 30% 미만인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모든 외산 칩을 제거하거나 구매 계획을 취소하도록 명령했다. 더 진행된 단계의 프로젝트는 사안별로 결정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적대 행위가 일시 중단된 가운데 중국이 핵심 인프라에서 외국 기술을 배제하고 AI 칩 자급자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공격적인 단계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후 2일 일요일 방송된 인터뷰에서 “가장 첨단 칩이 아니라면 엔비디아와 거래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일 트럼프 대통령이 CBS 인터뷰에서 최첨단 칩의 중국 판매를 불허하겠다고 밝히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5일 런던 파이낸셜타임스 서밋에서 이로 인해 AI 경쟁에서 중국이 미국을 이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중국 정부의 최근 조치가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 회복 희망을 꺾는 동시에 화웨이를 포함한 현지 경쟁사에게 더 많은 칩 판매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엔비디아 외에 중국에 데이터센터 칩을 판매하는 외국 칩 제조업체로는 AMD와 인텔이 있다.
로이터가 정부 입찰을 검토한 결과 중국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2021년 이후 1000억달러 이상의 국가 자금을 유치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미 일부 프로젝트는 지침의 결과로 착공 전에 중단되었는데, 엔비디아 칩을 배치할 계획이었던 서북부 성의 한 시설도 포함된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기술 발전을 방해하려는 미국의 수출 통제에 오랫동안 불만을 표했으며, 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보복 조치를 포함한 일련의 조치를 취해왔다. 중국은 올해 보안 우려로 현지 기술 대기업들이 첨단 엔비디아 칩 구매를 자제하도록 권고했고, 2023년에는 핵심 인프라에서 마이크론 제품 사용을 금지했다.
젠슨 황 CEO는 중국의 AI 산업을 미국 하드웨어에 의존하게 유지하는 것이 미국 이익에 좋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내각에 반복적으로 로비를 펼쳤다. 엔비디아의 중국 AI 칩 시장 점유율은 2022년 95%에서 현재 0%로 급락했다.
새로운 지침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H20 칩은 물론 B200과 H200 같은 더 강력한 프로세서도 포함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