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천달러 이하 ‘보급형 맥북’ 내년 출시
크롬북·윈도우PC 시장공략
아이폰용 프로세서 탑재
애플이 내년 상반기 100만원 이하의 저가 노트북을 선보이며 크롬북과 윈도 기반 노트북 시장 공략에 나선다. 고가 제품 중심 전략을 고수해온 애플이 보급형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가 4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새 노트북은 내부 코드명 ‘J700’으로 불리며 웹 브라우징, 문서 작성, 간단한 영상 편집 등 가벼운 용도의 개인 사용자와 학생, 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아이패드 대신 전통적 노트북 형태를 선호하는 수요도 흡수할 계획이다.
애플은 생산 파트너들과 함께 이미 초기 양산 단계에 돌입했으며, 제품 출시는 2026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이번 모델은 기존 맥북과 달리 아이폰용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상대적으로 저사양의 LCD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가격을 낮췄다. 화면 크기는 현행 맥북에어(13.6인치)보다 약간 작으며, “아이폰 칩이 과거 M1 칩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현재 애플이 판매 중인 가장 저렴한 맥은 999달러(약 144만원)의 M4 맥북에어다. 교육용 할인을 적용해도 899달러 수준이다. 반면 크롬북은 300~600달러대 제품이 주류로, 가격 격차가 컸다. 새 모델이 출시되면 이 간극이 상당 부분 좁혀질 전망이다.
교육시장 공략도 핵심이다. 애플의 엔트리급 아이패드와 매직 키보드 세트는 약 600달러로, 동일 가격대에서 더 나은 배터리 효율과 macOS의 유연성을 제공하는 신형 맥북이 대체재로 떠오를 수 있다.
애플은 그간 “시장점유율을 쫓기보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구글의 크롬북이 저가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10 지원을 종료하며 일부 이용자들이 대체 기기를 찾는 상황이 기회로 작용했다.
보도 직후 뉴욕 증시에서 HP와 델 주가는 일시적으로 약 2% 하락했으며, 애플 주가는 0.8% 오른 270.25달러로 마감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3분기 PC 시장 점유율은 9%로, 레노버(1위), HP, 델에 이어 4위다. 전문가들은 “저가형 맥북이 아이폰 생태계와의 연동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