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자의 승리인가, 청년 정치혁명인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 의미
SNS·생활정치로 Z세대 공략
4일(현지시간) 조란 맘다니(34)가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인도계 무슬림이자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그가 미국 최대 도시이자 자본주의 상징인 뉴욕의 시장이 된 것은 미국 정치사에 이례적 사건이다. 뉴욕타임스는 “뉴욕시가 사회주의자에게 통치권을 넘겼다”고 전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월가가 패배감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맘다니는 지지율 1%에서 출발했지만 거리 인터뷰, 무상 교통과 보육 확대, 임대료 동결 등 현실 밀착형 공약으로 청년층 지지를 끌어냈다. 특히 SNS를 적극 활용해 정치와 일상을 연결하고 선거운동을 놀이처럼 만든 점이 차별화됐다. 선거 캠프는 파티 형식의 유세, 자원봉사자 중심의 콘텐츠 제작으로 Z세대에게 ‘참여의 정치’를 제안했다. 젊은 유권자들은 그에게서 새로운 감각을 발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산주의자가 뉴욕을 접수했다”며 연방정부 지원금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월가와 부동산 업계도 충격을 받았다.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은 상대 후보를 지원하며 수백만 달러를 투입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일부는 여전히 맘다니를 “재앙”이라 비판했지만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 등은 협력을 시사하며 태도를 바꿨다.
맘다니는 당선 직후 “나는 무슬림이고 민주사회주의자이며 그 사실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비판과 우려도 만만찮다. 공화당과 보수 언론은 맘다니의 급진적 공약을 “좌파 포퓰리즘”이라며 경고했고, 민주당 내 중도파조차도 그가 중도 유권자를 소외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의 고향에서 시작된 맘다니의 실험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