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권자, 트럼프 폭주에 ‘강력 경고’
뉴욕시장 선거 맘다니 돌풍 … 버지니아·뉴저지도 민주당 압승
4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주요 지역 선거에서 미국 유권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뉴욕시장과 뉴저지 버지니아주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것이다.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인도계 무슬림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소속의 30대 초선 정치인인 그는 뉴욕 최초의 무슬림 시장으로 당선됐다. 지지율 1%로 출발했지만 고물가·주거난에 시달리는 시민들 불만과 청년층의 정치적 외로움을 정면으로 겨냥한 그는 45세 미만 유권자 2/3로부터 지지를 얻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산주의자의 뉴욕 접수” “민주당은 뉴욕을 베네수엘라로 만들고 싶어 한다”며 맘다니를 비롯한 민주당 진보 세력을 비난했다.
뉴저지에서는 민주당 마이키 셰릴 연방 하원의원이, 버지니아주에서는 민주당 애비게일 스팬버거가 각각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두 후보 모두 ‘중도성향’으로 평가받는다. 캘리포니아 주민투표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해 선거구 조정안을 통해 연방하원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간 추진한 관세정책, 반이민정책, 셧다운(연방정부 기능 중단) 등에 대한 불만이 집약된 결과였다. 특히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은 트럼프행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동의하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민주당의 승리만이 아닌 트럼프에 대한 경고가 더 큰 선거였다는 의미다.
일약 스타로 떠오른 맘다니는 “트럼프에게 배신당한 나라가 그를 멈추게 할 수 있는 도시가 있다면 바로 뉴욕”이라며 정면 도발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